지분 25%에 1조8300억 제시
마켓인사이트 10월 13일 오후 4시35분
[단독] 넷마블, 웅진코웨이 품는다…14일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

한국 최대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90,000 +1.24%)이 국내 1위 렌털업체 웅진코웨이(92,100 +0.11%)를 품는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1,510 -1.95%)그룹은 14일 웅진씽크빅(2,805 -0.88%) 이사회를 열어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치러진 본입찰에는 넷마블과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했다.

넷마블웅진씽크빅이 보유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83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웅진그룹이 코웨이(지분 22.17%)를 되사들였던 액수(1조683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는 게임과 렌털이란 이종 사업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과 넷마블은 가격과 조건 등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연내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IT·렌털 이종결합
'스마트홈 구독경제' 선점 위한 방준혁의 베팅


넷마블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선 것은 정보기술(IT)과 렌털이라는 이종사업을 접목해 ‘구독경제’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게임 시장에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넷마블의 창업자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던진 승부수다. 넷마블웅진코웨이를 인수한 뒤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단독] 넷마블, 웅진코웨이 품는다…14일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

코웨이를 ‘플랫폼 사업’ 거점으로

넷마블은 본입찰 전까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베일에 싸여 있었다. 중국 가전회사 하이얼이 예비실사 초반에 인수 의사를 접고, SK네트웍스가 본입찰 불참을 선언하는 등 유력 인수 후보들이 발을 뺀 가운데 본입찰에 ‘깜짝 등장’했다. 예비실사 없이 경영자 프레젠테이션(PT)만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인 끝에 웅진코웨이 인수 기회를 잡았다. 게임사업 외 다른 분야 진출을 추진해온 방 의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넷마블은 지난 10일 웅진코웨이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게임산업 강화와 더불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해왔다”며 “웅진코웨이 인수를 통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독경제는 매달 일정한 이용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렌털 서비스의 진화된 개념이다. 국내에선 구독경제가 발아기인 만큼 웅진코웨이를 거점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게 넷마블의 계획이다. 웅진코웨이는 국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렌털 계정은 국내에서만 600만 개, 해외를 합치면 700만 개에 달한다. 국내외 2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조직(코디)도 거느리고 있다. 렌털업체지만 다양한 유통 채널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로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의 신사업 청사진은 ‘구독경제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다. 스마트홈이란 가전제품을 비롯한 집 안의 모든 장치를 연결해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통신사업자와 IT업체들의 격전장으로 떠오른 시장이다. 게임 사업에서 축적해온 IT 운영 노하우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유·무형의 자산을 결합하면 새로운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넷마블 판단이다.

소수 주력 게임 인기에 크게 의존하는 게임업체의 단점을 보완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웅진코웨이를 소유할 경우 투자자 관점에서 게임업체를 꺼리는 요인 중 하나인 수익 변동성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 인수금 전액 자체 조달

넷마블은 2017년 사상 최대 성적을 기록한 이후 실적이 감소세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6.6% 감소한 2조21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52.6% 감소한 2417억원에 그쳤다. 넷마블이 올초 매물로 나온 넥슨 인수전에 뛰어든 것 역시 독보적인 국내 1위 게임업체로 발돋움해 실적 감소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김정주 넥슨 대표가 매각을 철회하면서 눈을 웅진코웨이로 돌렸다.

넷마블은 넥슨 인수전에서 최대 17조원의 자금을 쓰겠다고도 밝혔다. 그만큼 충분한 실탄을 갖추고 있다. 넷마블은 투자자금 전액을 자체 자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대규모 추가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구독경제

매달 일정금액을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제활동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