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시력 되돌리는 '인공 망막 장치' 개발에 활용 전망"

국내 연구진이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눈 속 '망막 신경절 세포' 중 일부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이 발견은 망막 표면에 전기 자극을 줘 시력을 회복시키는 '인공 망막 장치'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연구단의 임매순 박사팀이 신경절 세포 중 '온(ON) 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적합한 전류값을 동물실험으로 찾았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신경시스템 및 재활공학 회보'(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9월 2일 자)에 실렸다.

"망막 신경절 세포 선택적 활성화 성공"…망막 변성 치료 기대
눈을 필름 카메라에 비유하면, 망막은 카메라에서 '필름' 같은 기능을 한다.

이런 망막에 변성이 생기면 시력이 손상되고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과 망막색소변성 등 망막 변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현재 '인공 망막 장치'라는 기기로 망막 표면에 전기적인 자극을 줘 남은 망막 신경 세포의 기능을 되살리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망막에 존재하는 여러 신경 세포는 눈으로 본 정보를 뇌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중 '온(ON) 신경절 세포'와 '오프(OFF) 신경절 세포'가 시각 인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온 세포는 밝기가 증가할 때 반응하고 오프 세포는 밝기가 감소할 때 반응하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금껏 개발된 인공 망막 장치는 두 종의 세포를 동시에 활성화해, 뇌에 알맞은 시각 정보를 전송할 수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에 온 세포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전류값을 찾기로 했다.

전류 세기를 바꿔가며 쥐 망막 표면을 자극하고 두 신경절 세포의 반응을 살핀 결과 30㎂~40㎂ 전류를 5ms(밀리초)나 10ms씩 흘려주면 온 세포를 다른 세포에 비해 더 활성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인공 망막 장치의 성능을 개선하는 기초 데이터로 쓰일 수 있다.

임 박사는 "연구 결과는 인공 망막 장치 성능을 개선할 전극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망막 신경절 세포 선택적 활성화 성공"…망막 변성 치료 기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