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무선이어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목에 거는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을 주도해온 LG였다. 음향 등 ‘프리미엄’ 기능으로 무선이어폰 선발주자 애플,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무선이어폰 시장 '빅뱅'…LG전자도 가세
14일까지 예약판매 후 28일 출시

LG전자는 1일 첫 무선이어폰 ‘LG 톤플러스 프리’를 공개하고 예약판매에 들어갔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오는 14일까지 예약판매한다. 공식 출시일은 28일이다. 블랙 색상을 먼저 선보이고 11월 화이트 색상을 판매하기로 했다.

톤플러스 프리가 내세운 강점은 음향이다. LG전자는 음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의 유명 오디오 업체인 메리디안과 손잡았다. 메리디안의 신호처리 기술과 고도화된 튜닝 기술(EQ·이퀄라이저)을 적용해 풍부한 저음과 깨끗한 중·고음, 입체감 있는 음향을 구현해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소음도 줄여 음의 왜곡을 최소화하고 원음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준다.

통화 품질을 높이려고 듀얼마이크를 적용해 소음을 제거하는 기능도 넣었다. 이어폰에 들어간 ‘음성 마이크’와 ‘소음 제거 마이크’로 음성과 소음을 분리한 뒤 소음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애플의 ‘에어팟’,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와 차별화도 꾀했다. 이어폰 충전·보관용 케이스는 자외선을 이용해 살균하는 ‘UV나노(nano)’ 기능을 갖췄다. 고속 충전도 가능하다. 5분 충전으로 최장 1시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15분 충전 기준으론 에어팟(3시간)과 비슷하고, 갤럭시 버즈(100분)에 비해 사용 시간이 길다. 방수, 방진 기능도 이들 제품보다 강화했다.

무선이어폰 시장 56% 성장

애플이 2016년 에어팟을 내놓으며 무선이어폰 시장을 열었다. 같은 해 삼성전자는 ‘기어 아이콘X’를 출시하며 대응했고, 올초 갤럭시 버즈를 내놨다. LG전자가 무선이어폰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것은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의 성공에 안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2010년 ‘톤플러스’ 브랜드를 내놓은 뒤 넥밴드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변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넥밴드에서 무선이어폰을 빼내 쓰는 형태의 제품을 내놨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최근 넥밴드 시장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온라인 가격비교 업체인 다나와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오픈마켓 등에서 팔린 넥밴드형 이어폰은 전체 이어폰 시장의 34.7%에 달했으나 올 들어 6.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무선이어폰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 2분기 무선이어폰 글로벌 판매량이 2700만 대로 전분기 대비 56%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올해 연간 시장 규모는 1억2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올초부터 조직을 정비해 이어폰 사업을 강화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담당하는 컴패니언디바이스사업부를 기존 MC(휴대폰)사업본부에서 가전과 음향기기 등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로 이관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