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CEO, 손정의 압박에 결국 사퇴…연내 IPO 어려울 듯
사무실 공유 업체인 위워크의 애덤 뉴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물러났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가운데 하나의 리더가 빠르게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뉴먼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몇 주간 나를 겨냥한 조사와 검증이 회사에 중대한 장애물이 됐다”며 “CEO직에서 물러나는 게 최선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먼은 위워크의 모회사 더 위 컴퍼니의 비상임 회장으로 남지만 경영에서는 손을 뗀다.

더 위 컴퍼니는 뉴먼의 후임으로 아티 민슨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아마존 출신의 서배스천 거닝햄 부회장 등 두 명을 공동 CEO로 선임했다. 이들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력 감축을 시사했다. 위워크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손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위워크 임원들이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직원의 3분의 1 또는 약 5000명을 해고하는 인력 감축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위워크는 ‘부동산 업계의 우버’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장 서류 제출 후 사업 모델과 기업 지배구조 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IPO를 연기한 상태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당초 470억달러(약 56조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최근에는 150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WSJ는 “잠재적 투자자로부터 회사의 지배구조와 수익 창출 역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었다”며 “상장 연기 뒤 회사 내 뉴먼의 위상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최대 투자자이자 최대 지분을 보유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압박이 중대 전환점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뉴먼의 최대 지지자였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마저 등을 돌리자 뉴먼이 사퇴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90억달러(약 10조7600억원)를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주요 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위워크가 IPO를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새로운 CEO가 온 만큼 연말로 예상됐던 상장 시기가 더 연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