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삼진제약

항혈전제 플래리스 원료 생산 10년
연매출 600억원대 '효자 의약품'으로
노인성 질환 치료제도 가파르게 성장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삼진제약은 해열진통제 ‘게보린’으로 유명하다. 게보린은 국내 해열진통제 분야에서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지키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한 광고 문구 ‘한국인의 두통약’ ‘맞다! 게보린’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게보린은 최근까지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소비자포럼과 미국 브랜드 컨설팅사 브랜드 키가 주관한 브랜드 고객 충성도 조사에서 2016년부터 4년 연속 진통제 부문 대상을 받았다. 빠른 효과와 친숙한 제품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는 평가다.

삼진제약은 대표 품목인 게보린 뿐만 아니라 고령화 추세에 발맞춘 전문의약품의 안정적인 성장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항혈전제 ‘플래리스’, 고지혈증 치료제 ‘뉴스타틴R’ 등이 대표적이다. 삼진제약은 앞으로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를 위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생산

삼진제약은 의약품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2009년에는 항혈전제 플래리스의 원료인 클로피도그렐의 원료 합성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로 미세구슬 형태의 클로피도그렐을 합성해 대량 양산체제를 갖춘 것이다. 이 같은 합성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소수에 불과할 정도로 난도가 높다. 삼진제약은 고지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로수바스타틴의 원료 합성에도 성공했다. 경쟁사의 원료에 비해 일종의 불순물인 유연물질이 현저히 적어 안전하고 고순도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체 생산한 원료로 만든 항혈전제 플래리스는 동맥경화나 혈전증으로 인한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일과성 허혈발작, 협심증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치료에 사용되는 전문 의약품이다. 삼진제약의 전문 의약품 중 가장 가파르게 성장했으며 연간 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초대형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진제약은 플래리스의 성공에 힘입어 2008년 말부터 고령화 사회에 맞춘 시장 공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까지 ‘뉴스타틴-에이’ ‘뉴스타틴-알’ ‘뉴스타틴 듀오’ ‘엘사반정’ ‘뉴토인정’ ‘애드본정’ 등 노인성 질환에 맞는 다양한 전문 의약품을 출시했다. 식욕 부진을 해결하기 위한 식욕촉진제 ‘트레스탄’과 관절염 치료제 ‘오스테민’, 불면·불안·초조 증상 치료에 쓰이는 ‘안정액’ 등 다양한 의약품을 갖추고 있다.

삼진제약, 게보린 잇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제2 도약 나선다

항암제, 안과 적용 치료제 등 혁신 신약 개발

삼진제약은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협력 연구를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천대,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압타바이오, 분자설계연구소 등 다수의 전문 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과 전방위적인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경구용 안구건조증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신규황반변성 치료제, 치매 치료제 등 10여 건의 혁신 신약과 신규 복합제 및 안구전달기술 등 5건 이상의 개량 신약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임퀘스트와 함께 개발 중인 에이즈 예방제 ‘SJ-3366’은 여성의 질이나 남성의 직장에 투약하는 겔 형태의 외용제다.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기전으로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환자 타깃은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아프리카와 같이 아직도 에이즈 환자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역에 집중해 정부 간 문제와 인도적인 차원의 접근이 검토되고 있는 약물이다.

경구용 안구 건조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SA-001’은 현재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쇼그렌증후군에 대한 효능을 동물시험에서 입증했다. 안구건조증뿐만 아니라 새로운 적응증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회사 측은 보고 있다. SA-001은 2014년 혁신형 제약 기업 국제공동연구지원 신규 과제로 선정돼 정부의 지원도 받고 있다.

삼진제약은 당뇨 치료제와 치매 등 중추신경계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모두 개발된 사례가 없는 혁신 신약이다. 면역항암제 ‘SJP 1601’은 세계 최초로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의 특성을 모두 가지는 새로운 형태의 항암제로,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를 목표로 전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표적항암제 ‘SJP 1604’는 압타머-약물 중합체(APTA-DC) 신기술을 이용해 급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급성골수성 백혈병 표적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약물은 없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SJP 1604는 동물시험 등을 통해 급성골수성 백혈병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며 “치료제가 전혀 없는 약물 내성 급성골수성 백혈병에도 획기적 의약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곡 연구개발센터에서 신약 개발 가속화

삼진제약은 우수한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연구소 부지를 매입해 연구개발센터(사진)를 짓는다. 이달 중 착공해 2021년 완공할 예정이다. 신축하는 마곡 중앙연구소는 지상 8층, 지하 4층 규모로 건축면적 1128.13㎡, 연면적 1만3340.13㎡에 달한다. 연구소 설계를 맡은 김찬중 경희대 교수는 2018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 및 건축문화대상,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어워드 등 다수의 국내외 수상 경력이 있는 유명 건축가다. 최근 마곡에 개방한 서울식물원도 그의 작품이다.

연구소가 완공되면 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중앙연구소는 마곡지구로 이전한다. 이를 계기로 현재 진행하는 파이프라인(후보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연구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판로도 확대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신축될 중앙연구소는 신약 개발을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 연구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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