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웃돈을 얹어 파는 되팔이 가격은 출고가의 2배인 50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베이에 올라온 갤럭시폴드 모습(사진=이베이 갈무리)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웃돈을 얹어 파는 되팔이 가격은 출고가의 2배인 50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베이에 올라온 갤럭시폴드 모습(사진=이베이 갈무리)
삼성전자의 폴더블(접이식)폰 갤럭시 폴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웃돈을 얹어 되파는 가격은 출고가(239만8000원)의 2배에 달하는 500만원 가까이 뛰었고, 향후 경매 등을 바라보고 미개봉 상태로 소장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 타이틀에 한정 수량 출시로 품귀현상이 빚어진 탓에 재판매 가격이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세가 오래 가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차 예약 판매가 시작돼 시장에 공급 물량이 풀리면 품귀현상도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와 국내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를 중심으로 갤럭시 폴드 재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주 이베이에서는 갤럭시 폴드 2대가 3900달러(약 463만원)에 거래됐다. 이번주 들어선 미개봉 제품이 각각 4500달러(535만원), 4300달러(511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4800달러(570만원)에 내놓은 제품도 있다.

정식 출고가 2배를 웃도는 가격에 되파는 갤럭시 폴드를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에 빗대 '갤폴드 코인'이란 용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까닭에 이베이를 비롯한 해외 사이트 거래 가격이 더 높지만 국내 중고거래에서도 몸값이 오르고 있다.

중고나라 카페에서도 갤럭시 폴드 재판매 가격은 지난 7일 260만원대에서 현재 약 300만원 선에 형성됐다. 330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 300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글도 간간이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공식 온라인몰을 통해 갤럭시 폴드 1차 사전예약을 진행했다. 사전예약 개시 10여분 만에 예약 초기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1차 예약에 풀린 초기 물량은 이동통신3사와 자급제 통틀어 3000∼4000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 5G'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 5G'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한국을 포함해 20여개국에 한정된 수량으로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다. 올해 국내에는 약 2만~3만대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처음 출시를 준비했을 때만 해도 100만대 판매를 예상했으나 출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물량 공급을 크게 축소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세계 최초 폴더블폰 타이틀에 한정판 프리미엄이 더해져 실사용보다 소장 가치를 부각하는 추세도 엿보인다.

휴대폰 구매정보 커뮤니티 '뽐뿌' 이용자는 "갤럭시 폴드를 미개봉 상태로 몇 십년 묵힐 생각이다. 최초의 컴퓨터 맥킨토시가 나중에는 엄청 비싸게 팔린 것처럼 갤럭시 폴드도 소장가치가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1976년에 만든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1'은 2016년 경매에서 81만5000달러(당시 약 9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맥킨토시는 1984년 애플이 내놓은 첫 상업용 그래픽(GUI) 컴퓨터다.

앞으로 갤럭시 폴드가 애플1이나 맥킨토시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일단 회의적이다. 당장 2차 예약 판매 개시 후 시중에 물량이 추가로 풀리면 재판매 가격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어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긴 하지만 애플1, 맥킨토시와 비교하는 건 무리다. 갤럭시 폴드 글로벌 출하량을 40만대라고 가정해도 희귀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며 "값이 오를 거라 기대하고 출고가 이상 가격에 구매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2차 예약판매를 이날부터 진행한다. 2차 물량은 자급제 모델과 이통3사를 합쳐 1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개통은 26일부터 시작한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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