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더 내더라도 특별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야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 합승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9일 이용자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 ‘2019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를 내놓았다. 2017년부터 발간해 올해로 세 번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일반 중형택시 외에 블랙택시, 업무택시, 스마트호출, 웨이고 블루 등 카카오 T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특화 택시 서비스의 호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호출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선이었다. 1.2%에 불과했던 2015년과 비교하면 여덟 배 이상 수요가 늘었다. 회사 측은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특화된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택시 서비스 ‘카카오 T 블랙’의 가격은 상당하다. 중형 택시 요금의 두 배를 내야 한다. ‘고급 택시’의 상징인 모범택시도 중형택시보다 40%를 더 받을 뿐이다. 스마트호출을 찾는 이용자가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000원의 호출 수수료를 더 내면 택시를 잡을 확률을 높여준다. 호출료 3000원을 내는 웨이고 블루는 승차 거부가 없다.

보고서는 또 수도권 지역 심야 시간에 벌어지는 ‘택시 대란’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에서 배차에 실패한 택시 호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전국에서 심야시간에 택시를 가장 잡기 어려운 지역은 서울 강남 지역인 역삼1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미니밴을 활용한 콜버스나 택시 합승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기술의 발전으로 범죄, 요금 시비와 같은 합승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합승 등 새로운 서비스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은 ‘반반택시’만 합승 서비스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보고서 내용은 단순한 제안이며 당장 사업으로 연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