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의사창업 벤처들

아이바이오코리아 양재욱 대표
안구건조증 치료제 등 개발
"병원 임상경험이 세계 최초 신약 개발 밑거름"

“환자를 보는 임상의사 사회가 (안정을 추구하는) 고소득 공무원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실제 (창업 등에) 참여하는 것은 두려워한다. 병원 현장의 아이디어를 기술 개발이나 창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28~29일 이틀간 서울 한강로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에 참가한 이승훈 세닉스바이오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로 지내며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던 의사다.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2016년 11월 창업했다. 이 대표는 “20년 넘게 환자를 돌보면서 치료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며 “임상 의사들은 병원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바이오헬스산업의 최종 목표는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만큼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도 의사 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환자를 진료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의사들에게 바이오헬스 기업을 창업하는 것은 큰 도전이기 때문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의사 창업가들이 주목받은 이유다.

아이바이오코리아는 양재욱 부산백병원 안과 교수가 2016년 세운 회사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습성황반변성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김영실 부산 티아라의원 원장은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무막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티스템 대표를 맡고 있다. 치과의사인 박주철 서울대 치대 교수(하이센스바이오 대표)는 충치와 시린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 치료제가 없는 분야다. 박 대표는 “충치와 시린니에 관한 통계는 분명치 않지만 세계 30억 명 정도 환자가 30조원 시장을 형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은 치료제 질환명이 등재되지 않아 내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치료제 등재를 위한 질환명부터 새로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제품 개발을 기술이전으로 마무리짓고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며 “충치와 시린니 치료제에 관심있는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임상시험 설계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혈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키트인 아이파인더를 판매하는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은 김철우 대표가 서울대 의대 교수에서 퇴직한 뒤 창업한 회사다. 김태규 가톨릭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2013년 바이젠셀을 창업했다. 1995년 시작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세포유전자 복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는 골수 이식까지 해도 생존율이 20~30% 정도인데 연구자 임상을 통해 치료물질을 투약했더니 70% 정도가 5년 이상 생존했다”며 “2021년 세계 최고 면역세포 치료제 전문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진동훈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가 세운 웰마커바이오는 서울아산병원 1호 교수 창업 회사다.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기반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이에이치바이오는 황인후 서울내과의원 원장이 창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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