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동의 삼성 래미안 아파트에 사는 김지원 씨(42)는 더 이상 가방 속에서 공동현관 카드 키를 찾아헤맬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에서 ‘SKT 스마트홈’ 앱(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한 뒤 갖다대면 공동현관문이 열린다. 위층이나 옆집의 소음이 심하면 앱을 통해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을 친구와 놀게 하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해보지 않아도 된다. 이 앱의 ‘놀이터 친구 매칭’ 기능으로 한 번에 찾을 수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기존엔 앱을 통해 각종 가전과 조명, 난방 등을 조작하는 수준이었다. 최근 공동주택단지 생활에 필요한 각종 편의기능이 도입되고 있다. 공동현관 출입은 물론 주차 위치 확인, 주민투표, 골프연습장 등 공용시설 예약, 관리비 조회·통계, 놀이터 친구 찾기까지 가능하다.
스마트홈 서비스 '또 한 번의 진화'
스마트홈 서비스 강화

SK텔레콤은 2015년 집 안 가전을 앱으로 조작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홈 1.0’이다. 2016년엔 빌트인 조명과 난방기기를 조작하는 기능을 추가한 ‘스마트홈 2.0’을 내놨다. 최근 이를 확대·개편한 ‘스마트홈 3.0’ 서비스를 적용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스마트홈 3.0은 공동주택단지의 편의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은 스마트폰 앱으로 엘리베이터를 미리 호출할 수 있다. 방문 차량 번호를 등록하면 출입 차단기가 자동으로 열린다. 에너지 사용량을 조회할 수 있고, 단지 내 헬스장·골프연습장 등 공용 시설 예약도 가능하다. 무인 택배가 도착하면 알림 메시지를 보내준다. 이 밖에 단지 소모임, 이웃 간 재능 공유, 카풀 모집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스마트홈 3.0은 신축 아파트,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에도 적용 가능하다. 홍승진 SK텔레콤 AI홈유닛장은 “최소한의 유선공사만 하면 기축 건물에도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광주광역시 ‘효천씨티 프라디움’, 경기 파주 ‘월드타워 월드스테이 8차 오피스텔’, 하남 미사 ‘우성 르보아 파크’ 등 신축 단지와 17년 된 아파트인 서울 도봉동 삼성 래미안 아파트에 스마트홈 3.0을 설치했다. 이 단지 입주민은 SKT 스마트홈 앱을 내려받은 뒤 인증만 거치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탁·세차 O2O 도입도…

SK텔레콤은 올해 말까지 스마트홈 3.0에 세탁, 세차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 주변 상권과 연계한 커머스 서비스를 내놓는다. 예컨대 동네 편의점, 헬스센터 등 편의시설의 정보와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조작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공동주택단지의 환경과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특정 서비스를 원하지 않으면 도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스마트홈 서비스 확산을 위해 당분간 세대별 이용료는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홍 유닛장은 “지난 2년간 약 10만 가구 아파트에서 100만여 개 기기를 연동하는 등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며 들은 이용자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했다”며 “앞으로 AI, 보안,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서비스를 연계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