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보험사, 셀트리온 '램시마' 선호의약품 등재
미국의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가 오는 10월 1일부터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한다. 그동안 사보험 시장의 장벽에 가로막혀 고전했던 램시마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오는 10월부터 민간 가입 회원(커머셜 멤버)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만 선호의약품 목록에 등재해왔다. 이때문에 이 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은 램시마를 처방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10월부터는 규정을 바꿨다. 램시마도 레미케이드와 함께 선호의약품 목록으로 포함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수년 간의 노력 끝에 사보험의 벽을 뚫은 것"이라며 "인플렉트라를 미국에 출시한 이후 존슨앤존슨과 반독점법소송을 진행했고 미국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시장 확대에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美 최대 보험사, 셀트리온 '램시마' 선호의약품 등재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보험 가입자가 오리지날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택할 경우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오리지날 대비 30% 가량 저렴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환자가 추가 부담해야할 약값이 줄거나 보험료 할인 등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측은 치료비 절감을 위해 램시마로 갈아타는 환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 57%를 기록했지만 미국에서는 10% 대로 좀처럼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달리 미국은 사보험이 건강보험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제약업계는 미국 보험사들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의 리베이트와 로비로 인해 바이오시밀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에서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행보가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에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회사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선호의약품 목록에 포함시키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미국 보험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암젠이 개발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엠바시'와 허셉틴 바이오 시밀러 '칸진티'를 선호의약품으로 등재한 것이다. 오리지널인 아바스틴과 허셉틴은 목록에서 제외했다.

이밖에 산도즈의 '작시오' 등도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선호의약품 대상에 포함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중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 화이자의 '트라지메라', 마일란의 '오기브리' 등은 미국 출시 전이어서 선호의약품에 포함되지 않았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은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7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FDA 허가를 받고 특허가 만료되는 2023년부터 미국에 판매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이 장악했던 미국 보험 시장의 빗장이 열리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바이오시밀러로 치료를 받는 환자가 늘고 의료계가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처방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