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즈센터에서 열린 갤럭시노트10 공개 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즈센터에서 열린 갤럭시노트10 공개 행사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노트10 카메라로 약 2m 앞에서 이야기하는 동료의 동영상을 찍었다. 렌즈상의 동료 얼굴을 당겨서(줌 인) 촬영했다. 영상을 재생하니 줌 인한 장면에서 동료의 목소리가 커졌다. 피사체 목소리를 키우고 주변 소음은 줄여줬다. 이렇게 촬영한 동영상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도 쓸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바로 편집해 공유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즈센터에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플러스’를 공개했다. 두 제품은 모두 동영상 촬영·편집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동영상 공유 등이 증가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갤럭시노트10이 이용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한층 더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또 진화한 S펜…허공에 원 그리자 카메라 '줌 인' '줌 아웃' 척척
더 커진 화면…간결한 디자인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갤럭시노트10플러스 모델을 내놨다. 다양한 이용자 요구에 맞게 세분화한 제품으로 판매량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다양해지는 이용자 수요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10 화면 크기는 6.3인치, 갤럭시노트10플러스는 6.8인치다. 갤럭시노트10플러스를 이전 제품인 갤럭시노트9과 비교해봤다. 화면 크기가 6.4인치인 갤럭시노트9보다 0.4인치 커졌지만 제품 크기는 비슷했다. 베젤(화면 테두리)을 최소화한 ‘인피니티-O’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인피니티-O는 스마트폰 전면 화면에 카메라 렌즈용 작은 구멍 하나만 남겨둔 디자인이다.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플러스의 전면 스크린 비중은 93.7%, 94.2%로 확대됐다. 갤럭시노트9은 89.5%였다. 두께가 얇아져 그립감(손에 쥐는 느낌)은 갤럭시노트10플러스가 갤럭시노트9보다 좋았다.

디자인은 더 간결해졌다. 버튼과 구멍 등을 없앴다.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최초로 3.5㎜ 이어폰 단자 구멍이 없어졌다. PC와 충전기를 연결하는 ‘C타입 젠더’만 남았다. 갤럭시 버즈 등 무선 이어폰 이용자가 늘어난 데 따른 디자인 변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선보이는 고급 스마트폰에서 이어폰 단자 구멍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대신 C타입 젠더에 끼울 수 있는 유선 이어폰을 제공한다.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의 버튼은 홈 버튼과 합쳤다. 빅스비 버튼이 빅스비를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불편을 준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S펜으로 쓴 손글씨 워드파일로 전환

갤럭시노트 시리즈 초기엔 단순한 필기구에 그쳤던 S펜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허공에서 S펜의 버튼을 누른 채 위에서 아래로 살짝 움직였다. 갤럭시노트10의 카메라가 ‘셀피’ 모드로 바뀌었다. 이번엔 S펜으로 원을 그렸다. ‘줌 인’이 실행됐다. 반대 방향으로 원을 그렸다. 다시 ‘줌 아웃’됐다. 좌우로 움직이니 사진, 동영상 등 촬영 모드가 바뀌었다.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터치하지 않고도 S펜만으로 카메라를 작동하는 ‘에어액션’ 기능이다.

S펜으로 쓴 손글씨는 디지털화할 수도 있다. 회의 또는 수업 중에 S펜으로 작성한 손글씨 메모를 PDF와 이미지 파일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파일로 변환해 친구와 공유할 수 있다. 복사해 카카오톡 등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날 S펜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해 앱(응용프로그램) 서비스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별도 장비 없이 전문가 수준 동영상 제작

후면 카메라는 갤럭시노트10이 세 개, 갤럭시노트10플러스는 네 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10의 카메라로 누구나 별도의 장비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노트10이 3500mAh, 갤럭시노트10플러스는 4300mAh다. 초고속 유선충전과 고속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갤럭시노트10플러스는 30분 충전만으로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다. 최대 1TB의 마이크로SD 메모리카드를 지원한다. 512GB 모델로는 최대 1.5TB의 메모리를 이용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855, 삼성전자 엑시노스9825를 장착했다. 색상은 아우라 글로우, 아우라 화이트, 아우라 블랙 등 총 세 가지다. 오는 23일부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국내 판매가는 갤럭시노트10이 124만원, 갤럭시노트10플러스는 139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부진했던 삼성전자 IM부문 실적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으로 좋아질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뉴욕=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