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19) 차기 항암제 재료로 각광받는 루테늄(Ru)

루테늄(Ru·원자번호 44)는 전통적 의미에서 17개 희토류 원소에 속하지는 않지만 지구 상에 존재하는 원소 중 존재량이 적은 순위로 대략 6번째 될 정도인 관계로 희귀 금속으로 분류된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0.004ppm(1ppm=0.0001%) 이다. 루테늄보다 존재량이 적은 원소로는 팔라듐, 이리듐, 로듐, 오스뮴, 레늄이 있다.

루테늄은 연간 생산량도 매우 적은 약 12t 수준이다. 백금족 원소이기 때문에 다른 백금족 금속과 함께 천연 합금 형태로 발견된다. 백금족 금속 합금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캐나다의 니켈-구리 황화물 광석, 그리고 러시아 우랄 산맥 인근 강의 모래에서 주로 발견된다. 루테늄의 경우 상업적으로는 니켈 및 구리 제련의 부산물에서 대부분 얻는다.

루테늄은 백금과 팔라듐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합금 첨가제로 많이 사용된다. 이들 합금은 내마모성이 우수해 전극과 전극이 닫는 전기접점에 주로 사용된다. 루테늄은 값비싼 금속 장신구, 만년필 펜촉 끝, 의료 기구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루테늄에 빛을 쪼이면 암 세포에 대해 독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차기 항암제의 재료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항암제인 시스플라틴이 독성을 통제할 기전이 마땅치 않아 환자의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