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대기업의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문제가 없는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가 ‘알뜰폰 토론회’로 변질됐다.

30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방송통신 인수합병 토론회가 열렸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 등의 이슈와 관련해 학계와 시민단체,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의 쟁점은 알뜰폰의 경쟁 제한 문제였다.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유료방송 인수합병 관련 토론회’에서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알뜰폰 분리 매각과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SK텔레콤과 KT는 알뜰폰 시장 경쟁에 저해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CJ헬로의 분리매각을 주장했다. CJ헬로가 알뜰폰 시장의 ‘독행기업’(경쟁을 유발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CJ헬로는 LG유플러스의 강력한 경쟁자”라며 “이동통신 3사를 견제할 유일한 독행기업인 CJ헬로를 영구히 제거한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성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KT 역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CJ헬로가 독행기업임을 이유로 SK텔레콤의 인수를 우려했던 점을 들며 분리매각을 주장했다. 배한철 KT 통신정책2담당 사업협력부문 상무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 일관성을 유지해달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가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 점유율은 20.6%, CJ헬로는 1.2%에 불과해 인수 후에도 여전히 3위 사업자라고 강조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O CR 정책담당(상무)은 “오히려 1위 사업자를 자극해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대상인 CJ헬로는 알뜰폰 경쟁 논의가 본질 흐리기라고 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CJ헬로 측은 “케이블TV와 통신업계의 상생 방안이 오가는 자리에서 알뜰폰으로 발목잡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