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학회 '네이버 화학백과'에 표제어 500건 공개
"'불화수소'는 일본식 용어, '플루오린화 수소'로 불렀으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문제가 되는 '불화수소'부터 작년 5월 '라돈 침대' 사태를 불러온 폐암 유발 물질 '라돈'까지. 화학 용어는 학계뿐 아니라 이제 일상에서도 흔히 쓰는 말이 됐다.

이런 용어의 정확한 표기법과 의미 등을 알아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대한화학회는 2017년 5월부터 2년여간 화학 용어를 정리해 네이버 화학백과에 표제어로 500건을 공개했다.

1946년 7월 설립된 대한화학회는 약 7천명의 화학자 및 화학 교사를 회원으로 둔 국내 대표적 학술단체다.

화학백과 집필을 진행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인터넷 상황이 어지럽다.

검증 안 된 자료가 너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이를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17년 네이버가 '정확한 정보를 담은 사전을 내자'며 대한화학회에 집필을 요청했고, 취지에 공감한 학회 소속 30여 명의 화학자가 작업을 진행했다.

화학회는 올해 가을 표제어 500건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표제어 당 A4 용지로 한 장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교수는 "화학 정보가 대부분 일본 것을 어설프게 번역한 수준이었다"며 "이번에 우리 나름대로 전문적인 정보를 정리하고 개선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불화수소의 경우 학술어로는 '플루오린화 수소'라고 해야 한다.

대한화학회는 이런 내용을 백과 첫 줄에 녹여 넣었다.

백과에는 플루오린화 수소가 의약품과 고분자의 원료로 쓰이며, 초고순도 가스의 경우 반도체 제조 과정에 활용된다는 것도 정리돼 있다.

이 교수는 "독자들이 네이버를 통해 의견을 전달해 주면 우리 화학백과가 잘 활용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낀다"며 "과학 분야의 전문 용어들이 엉터리로 쓰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용어가 사회에 자주 노출되며 이런 문제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화학뿐 아니라 수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온라인 백과를 만들기 위해 2014년부터 대한수학회, 한국물리학회, 한국식물학회 등 국내 12개 학회와 협약을 맺고 집필을 진행해 왔다.

이달 기준 수학백과에서 2천48개, 물리학백과에 1천618개, 천문학백과 101개, 기상학백과 225개, 해양학백과 338개, 지질학백과 997개, 분자세포생물학백과 969개, 생화학백과 790개, 미생물학백과 998개, 식물학백과 500개, 동물학백과 324개 등 총 9천408개(화학백과 포함)의 표제어를 볼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식백과를 통해 전문가와 이용자가 직접 소통하며 콘텐츠가 생산되고 업데이트되는 플랫폼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