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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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국 소재 수출 제재가 오히려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공급 조절 가능성으로 수급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들이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5일 "삼성전자(53,500 -0.37%)SK하이닉스(85,500 +0.35%)의 주가가 올해 고점인 지난 4월 수준을 회복했다"며 "현재 기대감은 올 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주요 논리는 일본 반도체 소재 제재에 따른 생산 차질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보유 중인 소재 재고는 이달 초 기준으로 1.5~2개월로 파악된다. 현 상황에서는 소재의 추가 확보에는 최장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1~1.5개월의 생산 차질을 예상했다. 이 경우 시장에 깔려있는 메모리반도체 완제품 재고는 정상 수준(3~4주)을 한 번에 복구할 것이란 판단이다. 생산업체들의 정상 가동은 3개월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는 시점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소재 재고를 소진할 다음달 중하순에도 일본으로부터 소재 통관이 안 될 경우, 생산 차질로 메모리반도체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며 "생산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가동률을 낮출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D램과 낸드플래시 감산 체제 돌입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생산 조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공정 전환 등을 통해 품목별로 생산 물량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가격에도 생산 차질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 지난주 D램 현물가격(DDR4 8Gb 기준)은 7.6% 상승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가 장기화되고 생산 차질 가능성이 높아지면 고객사들은 반도체 재고를 쌓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 관련 법안은 소재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민간용도라면 무역제한의 대상이 아니고, 다만 한국의 수출을 매건 승인받아야 한다. 승인에는 최대 90일이 소요된다.

현실적으로 일본의 소재 수출 전면 금지는 어렵다.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제재로 인한 생산 차질은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일 것이란 의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플만 해도 연간 10조원어치의 한국 반도체를 매입하는 상황"이라며 "고객사의 심리가 불안해질 수 있어, 반도체 생산업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日 한국 수출제재의 역설…반도체 업황 정상화 기대감 높아져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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