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자간담회서 새 비전 제시…"연내 지능화계획 초안 수립"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AI)입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 지능화'를 달성하기 위한 종합 연구기관으로 탈바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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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원장 "ETRI, 인공지능 종합연구소로 거듭나겠다"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24일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4월 '토르의 망치'를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AI 중심의 연구기관으로 전환한다는 게 되겠다"고 새 비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AI는 소프트웨어(SW) 과목의 하나가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패러다임의 새로운 기제를 말한다"고 부연했다.

ETRI는 이런 노력의 하나로 '인공지능연구소'와 공공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지능화융합연구소'를 신설했다.

ETRI는 지금까지 전자통신 분야를 선도하며 TDX(전전자 교환기), CDMA(무선분할다중접속), 반도체 등 기술 개발에 성공해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온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김 원장은 1986년부터 ETRI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올해 4월 1일 원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그는 "5월 26일에 기획본부장이 '국가 인공지능 종합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안을 전 직원 앞에서 발표했는데 8대 2로 반대하는 분위기였다"며 "설득 끝에 지금은 5대 5 정도가 된 듯하다"고 내부 반발이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안을 지난달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 안건으로 올렸다"며 "씨름에서도 '뒤집기'가 젤 멋있지 않나, 뒤집기 한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알파고 대국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능정보산업발전전략을 세웠고, 이 전략에 따라 AI 연구기관인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 설립된 바 있다.

연구소 설립에는 당시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와 SK텔레콤·KT 등 통신사업자를 비롯해 네이버, 현대자동차, 한화생명 등 7개 기업이 30억원씩 총 210억원을 투자했다.

김 원장은 "AIRI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아닌 주식회사"라고 AIRI와 ETRI의 차이를 강조했다.

이어 "AIRI는 민간 중심의 R&D(연구개발) 서비스 기관으로 시작됐지만, 그 이후 행보는 내가 말할 건 아니다"라며 언급을 피했다.

김 원장은 '국가 지능화 종합계획' 초안을 연내 만들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김영삼 정부 때 '국가 정보화 종합계획'을 세웠고 김대중 정부에서 이를 실행하며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됐고 네이버 같은 IT 기업이 나타났으며 현재 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잘 쓰는 국가가 될 수 있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계획 초안에는 연구개발 방향이나 투자 포트폴리오 등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