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홀푸드=에지 컴퓨팅.’
실리콘밸리 IT공룡들, 에지 컴퓨팅 경쟁 가열
2017년 6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미국 유기농마트인 홀푸드를 인수했을 때 실리콘밸리에서 떠돈 메모의 내용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해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무인매장 등 미래형 쇼핑공간을 확장하려고 인수한 것이란 대부분의 시각과 달랐다.

실리콘밸리에서 짚은 것은 ‘에지 컴퓨팅’이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업체이기도 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래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에지 컴퓨팅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었다.

소형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인 에지 컴퓨팅은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 달리 지역 곳곳에 소형 컴퓨팅 서버를 놓을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미국 400여 개 홀푸드 매장에 에지 컴퓨팅 서버를 설치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 배경으로 에지 컴퓨팅 서비스 확대를 꼽은 까닭이다.

AWS는 2016년 말 에지 컴퓨팅 서비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그린그래스’를 선보였다. 그린그래스는 중앙 클라우드 기능을 로컬 기기로 확장하는 소프트웨어다. 로컬 기기에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기기 간 안전한 통신을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작년 이와 비슷한 ‘애저 IoT(사물인터넷) 에지 솔루션’을 공개했다.

미국 통신사인 AT&T는 4세대 이동통신 LTE와 유선망을 통해 병원 상점 등에 에지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말 MS와 협력해 새로운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자회사 모바일에지X를 통해 에지 컴퓨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은 작년 4월 10개 성 20개 도시를 시작으로 에지 컴퓨팅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에지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상하이 등에서 이동형 고화질 실황방송 송출 시범서비스 등을 했다. 화웨이 등과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통신망이 잘 갖춰지지 않은 지방병원 학교 공장 건설현장 등에 에지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