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100일을 맞았다. 5G 가입자는 160만 명을 넘어섰다. 4세대(LTE) 이동통신 상용화 초기보다 빠른 속도다. 통신 품질 논란 속에도 막대한 공시지원금에 힘입어 빠르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놓고 통신 3사가 또다시 맞붙었다. LG유플러스는 연내 5G 가입자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SK텔레콤과 KT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5G 품질과 서비스로 공정 경쟁을 하자”고 반격했다.
LGU+ "5G 점유율 30% 넘기겠다"…KT "어림없는 소리"
LG유플러스 “4:3:3 구도 굳힌다”

5G 상용화 100일을 하루 앞둔 10일 LG유플러스는 ‘5G 100일 성적표’를 내놓고 “연내 5G 가입자 점유율을 30% 이상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자체 추산으로 5G 점유율이 29%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기세를 몰아 기존 이동통신 시장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간 ‘5:3:2’ 점유율을 흔들고 ‘4:3:3’ 구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1, 2위인 SK텔레콤과 KT도 일제히 ‘5G 전략’을 내놨다. 구체적인 점유율 수치를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그동안의 성과로 평가받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공정 경쟁을 강조하며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 5G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추격을 받고 있는 KT는 “통신의 기본인 ‘커버리지’에 집중하겠다”며 “연말까지 가장 많은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5G 시장 점유율이 요동치는 가운데 통신 3사는 시장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가장 초조한 것은 KT다. KT는 5G 서비스 초기인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가장 빨리 가입자 10만 명을 모으며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이후 통신 3사 간 보조금 경쟁이 펼쳐지며 SK텔레콤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최근에는 3위인 LG유플러스와의 격차가 더 좁혀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시장점유율이 40% 초반 수준이지만 시장 과열이 해소되면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 3사의 6월 말 기준 5G 점유율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40%, 31%, 29%인 것으로 추산된다.

커버리지 확대로 5G 품질 향상 목표

5G 품질 개선은 통신 3사에 남은 과제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함께 통화 품질 불량 논란에 휩싸였던 통신사들은 여전히 통화 품질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은 통화 품질에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통신 3사가 5G 속도를 두고 여론전을 벌였지만 공허한 울림에 그친 이유다.

통신사들은 통신 속도 개선과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커버리지(수신지역)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5G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부여한 3년간 의무 기지국 설치대수는 각 사당 15만 대지만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21일 현재 가장 많은 5G 기지국을 구축한 곳은 KT로 2만3193개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연내 전국에 기지국 7만 대와 8만 대를 구축 완료하겠다고 공표했다. KT는 업계 최대를 목표로 전국망을 깔고 있다.

통신 3사 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 등 5G 전용 콘텐츠 개발 경쟁도 뜨겁다. SK텔레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옥수수’에 5GX관을 열어 5G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4K 무선 VR 서비스 ‘KT 슈퍼VR’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U+VR’ ‘U+AR’ 등을 통해 5G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VR 게임 서비스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5G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며 “기지국 구축과 전용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