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앱 장터 매출 7조5천억 달해
전체 87.9% 차지 … 시장 독과점 체제
콘텐츠 업체, 수입 30% 수수료로 내는데
구글 1조6000억, 애플은 6363억 떼가
넷마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넷마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구글과 애플 등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을 장악한 해외 업체들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로부터 얻는 수수료 수입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조50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의 성과를 구글과 애플이 과도하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주는 개발사가 부리고 돈은 구글·애플이 번다?

1년 전보다 2000억원 늘어난 수수료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최근 내놓은 ‘2018년 모바일 콘텐츠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앱(응용프로그램) 장터(상거래 서비스 제외)에서 구글의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가 올린 매출은 5조4098억원으로 추정된다. 1년 전보다 10.0% 증가한 규모다. 애플 앱스토어의 지난해 매출은 2조1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4%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두 업체가 국내 앱 장터에서 올린 매출은 7조5309억원으로 전체의 87.9%에 달했다. 나머지는 원스토어(9481억원)와 삼성전자의 갤럭시스토어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자체 앱 장터에서 관련 매출이 발생했다. 원스토어는 토종 앱 장터다. 2016년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포털 1위 네이버가 각사의 앱 장터를 통합해 원스토어를 만들었다.

국내 앱 장터 매출 증가로 구글과 애플이 국내 모바일 콘텐츠업체로부터 받은 수수료도 늘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를 판매한 업체는 수입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구글과 애플에 줘야 한다. 지난해 구글이 국내에서 챙긴 수수료만 1조6229억원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6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2조25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30억원 늘었다.

국내 IT업체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은 앱 장터 유지만으로 한국에서 매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국내 모바일 업체들이 구글과 애플에 종속이 심화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바일 게임 수입이 대부분인 게임업체 넷마블의 경우 구글과 애플 등 앱 장터에 지급하는 수수료만 매년 수천억원에 달한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脫구글’ 시도는 있었지만

지난해엔 구글과 애플의 과도한 수수료 탓에 ‘탈(脫)구글’ 움직임이 있었다. 토종 앱장터인 원스토어는 지난해 유통 수수료를 대폭 낮춰 인기 앱을 유치하고 각종 할인 혜택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기본 수수료 비율을 20%로 낮추고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시스템을 사용할 경우엔 그 비율을 5%까지 낮췄다.

재주는 개발사가 부리고 돈은 구글·애플이 번다?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도 지난해 12월 게임 유통 서비스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선보이며 게임 개발사로부터 받는 유통 수수료율을 12%로 책정했다.

하지만 기존 모바일 콘텐츠 유통 체제는 흔들리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앱 개발사들은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어 국내 시장에 특화된 원스토어와 사용자가 적은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에만 집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스토어에 인기 앱이 입점하는 것을 구글이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인기 모바일 게임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은 원스토어에서 아직도 내려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이와 관련해 구글의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IT업계 관계자는 “한국 모바일 콘텐츠업체들이 구글과 애플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덕분에 성장했다”면서도 “지금 같은 구조가 고착되면 한국 IT기업들이 외국 기업에 휘둘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세금은 제대로 낼까

구글과 애플이 국내에서 올린 수익만큼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광고 등으로 한국에서 매년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법인세 납부액은 200억원이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세의 주요 근거인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디지털세 도입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해 디지털세 도입에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인 프랑스에서는 올해 일명 ‘디지털세’를 도입해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했다. 자국에서 2500만유로(약 3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대상으로 프랑스 연매출의 3% 정도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카란 바티아 구글 정책협력 담당 부사장은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디지털세는) 새로운 무역 장벽을 세우고 국가 간 투자를 둔화시키며 경제 성장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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