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기無 창문형 에어컨, 파세코 '틈새강자'
배관용 타공 필요 없어 세입자들 수요도 상당
최근 인기에 20~30년 된 제품까지 중고매물로
실외기가 필요 없는 에어컨인 '창문형 에어컨'이 30년 만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는 주거 환경에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다. 사진=파세코 제공

실외기가 필요 없는 에어컨인 '창문형 에어컨'이 30년 만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는 주거 환경에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다. 사진=파세코 제공

본격 여름철을 앞두고 실외기가 필요 없는 '창문형 에어컨'이 가전시장에서 인기몰이 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수익성이 떨어져 대기업이 손을 놓은 시장. 그 틈을 타 전문업체 파세코(9,730 -1.22%)가 돌풍을 일으켰다. 늘어나는 1인가구 트렌드에 주목해 타깃형 시장 독점에 성공한 케이스다.

24일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4일~이달 13일 한 달간 창문형 에어컨 주문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늘었다. 매출 증가율이 50~150%인 여타 에어컨에 비해 2~6배나 높다.

창문형 에어컨은 창문에 직접 끼워넣는 형태의 에어컨이다. 실외기 일체형으로 곧장 외부로 열을 방출해 별도 실외기가 필요 없다. 따라서 배관용 구멍을 뚫지 않아도 된다.

에어컨 설치를 위해 2~3주 기다려야하는 스탠드·벽걸이형 에어컨과 달리 배송 받으면 직접 제품을 설치 가능한 특징도 있다. 설치 절차가 간단한 데다 설치기사를 며칠씩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1인가구 증가를 창문형 에어컨 인기의 핵심요인으로 들 수 있다.

창문형 에어컨 제조업체 파세코 관계자는 "창문형 에어컨은 집 구조상 실외기 설치가 어렵거나 세입자여서 배관용 구멍 뚫기가 제한적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라며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가구를 겨냥해 에어컨의 모서리를 없애 둥근 형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세코가 대기업도 철수한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일본처럼 바뀌는 한국의 생활양식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판단해서다. 일본은 앞서 1인가구가 급증했다. 자연히 거주공간도 좁졌고, 실외기 설치에 부담을 느끼는 가정이 늘면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를 줄이는 추체다.

집값이 비싸 전·월세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스탠드형 에어컨은 이사할 때마다 짐이 된다는 점도 창문형 에어컨이 각광받는 한 요인이다.

파세코의 창문형 에어컨은 지난달 16일 출시 후 현대·GS·롯데·NS홈쇼핑 채널에서만 총 7회 전파를 탔다. 방송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모든 홈쇼핑 채널에서 준비된 물량이 전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파세코 관계자는 "안산에 있는 창문형 에어컨 공장 라인을 2배 늘리고 직원들을 최대한 가용해 생산에 매진하는데도 생산량이 주문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며 "앞으로는 제품 효율을 보완할 수 있는 인버터 타입 등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창문형 에어컨이 인기를 끌자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에는 최근 출시된 제품부터 30년 가까이 된 제품까지 매물로 올라왔다. 한 중고거래 장터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검색하자 이날만 1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가격은 생산된 지 25년 넘은 대기업 제품이 10만원대 초반에 형성됐다.

국내에서 창문형 에어컨을 양산하는 곳은 사실상 파세코가 유일하다. 과거 삼성전자·LG전자(68,800 0.00%) 등 대기업들이 창문형 에어컨을 내놓았으나 수익성이 떨어져 현재 국내에선 출시하지 않는다. 위니아도 총판을 통해서만 극소량 판매하고 양산은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부 특수 목적을 위해 생산하는 물량을 제외하면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는 (창문형 에어컨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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