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국내 전국 각지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VC)를 연결하는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 주요 거점 도시를 돌면서 지역 스타트업과 투자자간 만남의 장을 주선하며 지역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공들이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에 꽂힌 산업은행
산은은 18일 울산에서 ‘넥스트라운드 인 울산’를 개최해 지역 기반 스타트업 4곳을 소개했다. 주요 지방 거점 도시에서 열리는 ‘넥스트라운드’는 지난해 6월 부산에서 처음 개최된 뒤 이날로 7번째 행사다. 투자업체 19곳 등 100여명이 참석하며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에서는 기존 마취주사를 대신해 급속냉각 마취 기기를 개발하는 ‘리센스메디칼’이 큰 관심을 받았다. 3D CAD 이미지 경량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현실의 사물, 공간을 디지털 정보로 만드는 ‘팀 솔루션’, 해조류 추출물 분리화 기술을 이용해 친환경 종이컵, 비닐 등 일회용품을 제작하는 업체인 ‘마린 이노베이션’, 선박의 굴곡진 표면을 수중, 육상에서 청소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조선소를 대상으로 선박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스 글로벌’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지역 넥스트라운드는 지역 스타트업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넥스트라운드에 참여했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한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총 6차례 열린 매 행사 때마다 1곳 이상의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초기 행사에는 불과 2곳의 스타트업이 참여했지만 올해 두 차례 열린 행사에서만 각각 5,6개 스타트업이 소개됐다. 현재 2개의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1개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논의 단계에 있다.

지역 넥스트라운드는 현지 스타트업이 자생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주로 수도권에 몰려있다보니 지방에서는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기가 쉽지 않다”며 “산은 지역 넥스트라운드가 스타트업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첫 투자자를 만나는게 중요하다”며 “산은이 지역 스타트업들과 투자자간 ‘중매자’ 역할을 통해서 스타트업들의 수도권 진출, 나아가 해외 진출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올해 최대 10개 지역 거점 도시에서 넥스트라운드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전남 여수에서 열린다.
스타트업 투자에 꽂힌 산업은행
산은은 국내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 심천, 지난 6월에는 중국 상해에서 중국시장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들과 중국 VC 등 투자자 대상으로 글로벌 라운드를 개최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