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2023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한다. 투자를 통해 약 2000억원의 클라우드 매출을 1조원으로 다섯 배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KT는 18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이런 내용의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 기관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낮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은 높다. 최근 금융, 공공분야 클라우드 관련 규제가 완화되는 등 시장이 열리고 있다.

신수정 KT 정보기술(IT) 기획실 부사장은 “클라우드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기술과 융합, 진화해 기업 혁신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키우고 기업 혁신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신수정 KT 정보기술(IT) 기획실 부사장은 18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KT 제공
신수정 KT 정보기술(IT) 기획실 부사장은 18일 서울 광화문 KT 본사에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KT 제공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 낮아

미국 2위 유통업체 크로거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점포 운영을 효율화했다. 특정 점포에서 파스타가 많이 팔리면 상품 진열대의 파스타 코너를 확장하고 최적 가격을 설정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월마트 아마존 등 유통 공룡에 맞서 싸우기 위해 찾은 생존 전략이다. 세계 최대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AI 기술을 적용해 계절별로 최적의 숙박료를 결정한다.

이런 서비스는 모두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은 1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3개 국가 중 27위에 그친다. 평균(30.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KT "클라우드에 5천억 투자…매출 1兆 목표"
신 부사장은 “기업의 디지털 변환과 혁신에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 기술 도입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며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가 어렵고, 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1~2위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KT를 비롯해 NHN 등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KT 5대 차별화 전략

KT는 이날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공공·금융분야 공략을 강화한다. 2016년 공공기관을 위한 G-클라우드를 구축한 KT는 300개의 공공기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KEB하나은행이 지난 4월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GLN)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다. 금융회사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규제가 완화된 뒤 도입한 첫 사례였다.

KT는 또 데이터센터(IDC) 고객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전환할 때 싸고 편한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IDC 시장에서 KT 점유율은 50% 이상이다. KT 클라우드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세계 시장은 해외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미국 유럽 등 클라우드 업체와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KT의 강점인 5세대(5G) 이동통신과 에지컴퓨팅, AI, 사물인터넷(IoT) 등 자체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기업 간 거래(B2B) 융합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신 부사장은 “서비스 종류로는 아마존 등과 승부할 수 없다”며 “한국에 꼭 필요한, KT가 잘할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