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MU-MIMO(다중 사용자 다중 입출력) 기술을 활용해 5G 상용망에서 기지국(AAU) 최고속도 2.6Gbps를 구현했다고 6일 밝혔다.MU-MIMO는 5G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여러 단말이 동시 접속해도 속도 저하를 막는 기술이다.빔포밍을 통해 전파를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전송하기 때문에 전파 간섭을 줄여 고객 체감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기지국 데이터 처리 용량도 늘어난다.LG유플러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13대 이상의 5G 단말로 동시 접속속도를 측정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지난 4월 국내 최초로 1.8Gbps 이상의 기지국 속도를 구현한 데 이어 이번에 속도를 약 44% 높인 것이다.LG유플러스 이상헌 NW 개발담당은 "5G 스마트폰 사용자의 체감 품질을 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다수 사용자의 동시 접속속도 향상 기술을 선도함으로써 사용자 밀집 지역에서의 추가투자 없이 실제 체감 품질을 향상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5일 “5G(5세대) 네트워크상 사이버 보안은 동맹국 통신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서울 테헤란로 페이스북코리아에서 열린 ‘클라우드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나온 발언이다.‘화웨이’라는 말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행간’에 담긴 의미는 뚜렷했다. 미 정부 인사가 우리 정부와 기업을 향해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 패권 전쟁의 여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공개 압박으로 선회한 美해리스 대사가 참석한 이날 행사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했다. 정병국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장,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GE헬스케어, 페이스북, 배달의민족 등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제는 ‘보다 나은 한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위한 노력’이었다. 한국이 클라우드 허브(중심지)가 되려면 네트워크를 더 개방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주제와는 다소 동떨어진 ‘5G 보안’ 얘기로 축사를 읽어 나갔다. 그는 “지금 내리는 (5G 보안 관련) 결정이 앞으로 수십 년간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대중(對中) 비난 발언까지 끌어들였다. 해리스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이 말했듯이 세계는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한다”며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솔깃할 수 있지만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위험)와 비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참석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라고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데이터 개방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이디어와 서비스가 자유롭게 이동할 때 가능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한 외교 전문가는 “신남방정책은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도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우리 정부가 일대일로와 인도·태평양 전략 어디에도 공식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中도 압박 수위 점차 높여미국 정부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여러 비공식 경로를 통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해왔다. 미 국무부는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퇴출시켜야 한다는 점을 외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주한 미국대사관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에도 ‘디지털주권 지키기’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고려대와 개최하는 등 디지털 혁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미 정부의 입장이 비공식에서 공식으로 선회했다는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포기하고, 어느 편인지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중국 역시 압박 수위를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28일 중국을 찾은 한국 기자들을 앞에 두고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칫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때처럼 중국 내 반한 정서가 또다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점에서 정부의 외교력이 심판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전후로 방한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꺼져가는 미·북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상황이다. 외교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리스 대사보다 더 노골적인 선택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중심으로 미국과 의제를 조율하고 있을 텐데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박동휘/윤희은 기자 donghuip@hankyung.com
LG유플러스가 전자결제(PG) 사업부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다. 이 사업부는 KG이니시스에 이어 국내 2위 전자결제 사업자다.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PG사업부를 팔기로 방침을 정하고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예상 매각가격은 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인수후보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매각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국내 전자결제시장은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3개사가 65~70%를 과점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PG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한 건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다. 본업인 통신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등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무엇보다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였던 네이버가 자체 결제사업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게 매각 배경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그동안 7조원에 달하는 결제대행서비스를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에 의존해 왔지만, 지난해 PG사업부를 세워 이 물량을 자체적으로 소화하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가 맡았던 3조5000억원 규모의 네이버 결제대행 물량이 빠져나가면서 매출과 수익도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실제 LG유플러스 PG사업부의 올 1분기 수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전분기보다 9.4% 줄었다. 여기에 카카오 등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이 PG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기존 PG 사업자들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전자결제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결제사업자의 수익성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도 LG유플러스가 PG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한 이유로 꼽힌다. 11번가 등 소셜커머스와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오픈마켓 사업자의 힘이 세지면서 수수료 협상의 주도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PG 사업자들은 사실상 마진을 거의 남기지 못하고 결제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경쟁은 더 빠른 속도로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PG사업부는 LG유플러스 기업사업부 소속이다. 기업사업부는 전자결제사업을 하는 PG사업부와 기업의 전산설비 운영을 대행하는 IDC사업부로 이뤄져 있다. 기업사업부의 지난해 수익은 4609억원으로 LG유플러스 전체 수익의 20%를 차지하지만 PG사업부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PG사업부를 팔아 40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하면 CJ헬로 인수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인수후보로는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경쟁업체가 우선 거론된다. LG유플러스 PG사업부를 손에 넣으면 시장 점유율을 20~25%포인트 끌어올려 압도적인 1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통신(KICC), 나이스정보통신 등 점유율 10% 안팎의 4~5위 회사도 단숨에 1위가 될 수 있다. 전자결제시장 신규 진입을 노리는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가운데 깜짝 인수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