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웨이 보이콧 동참한 'AMD'와 '반도체' 동맹
비메모리 분야를 적극 육성 중인 삼성전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일 미국 반도체 기업 AMD(Advanced Micro Devices, Inc.)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AMD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인텔과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그래픽처리장치에서는 1위 엔비디아의 유일한 경쟁 업체다.

두 회사의 만남은 모바일 경쟁력 확대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AMD의 그래픽 기술역량을 통해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시장 전반에 혁신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반면 AMD는 삼성전자로부터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를 받게 된다.

리사 수 AMD 사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솔루션을 모바일 시장으로 확장하고 라데온 사용자 기반과 개발 생태계도 확대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AMD의 중국 화웨이 보이콧 동참과 연결 짓는 분석도 있다. AMD는 일주일 전 화웨이에 더 이상은 설계 툴과 칩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래픽처리장치는 5G 스마트폰 시대를 견인할 핵심 부품이다. 그래픽처리장치가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프로세서(AP)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AR·VR·홀로그램 등 고차원 그래픽 구현에도 그래픽처리장치는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내건 만큼 이번 파트너십으로 모바일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AMD가 전문 '팹리스' 업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팹리스는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파운드리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AMD와의 파트너십으로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AMD는 현재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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