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만든다"…생활가전에 부는 '개인화' 바람
생활가전 시장에 개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개성 강한 밀레니얼 세대(1981년부터 1996년 사이 출생)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생활가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생활가전은 그동안 규격에 맞춰 대량 생산된 제품을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방식으로 소비됐다. 사실상 공급자가 트렌드를 주도한 셈이다. 하지만 소비 트렌드가 사용자 맞춤형인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으로 옮겨가면서 생활가전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형태와 사양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4일 개인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Bespoke·맞춤)'를 선보인다. 이 제품은 냉장고의 기본 성능(냉장 및 냉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와 용량, 디자인으로 제작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냉장 및 냉동 용량, 컬러, 디자인, 도어 형태 등 제품의 모든 부분을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다.

가격은 비슷한 용량의 기성품 대비 1.3~1.5배 수준. 부품을 모듈 형태로 활용하기 때문에 주문에서 완성까지도 한 달이면 충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주 형태와 집안 인테리어, 가족 수 및 주로 먹는 음식 종류에 따라 기능, 디자인을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다"며 "과거 프리미엄 커스터마이징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오브제'도 비슷한 컨셉이다. 지난해 11월 LG전자가 선보인 LG 오브제는 가구와 가전을 결합해 개인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제품이다. 삼성 비스포크와 달리 맞춤을 할 수는 없지만 개인 사용자들의 취향을 존중했다는 점에서 컨셉은 동일하다.

업체들은 향후 개인화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 혁신 및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노력도 필수다.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포화상태에 접어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이 프리미엄과 개인화를 내세우고 있다"며 "제품의 초점이 소비자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문제는 가격이다. 얼마나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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