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 "바이오벤처 발굴하는 투자사 만들겠다"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성공 사례를 이어가겠습니다.”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사진)는 3일 “올해 한 단계 진화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선보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해외는 간접 투자, 국내는 직접 투자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해외는 직접, 국내는 간접 투자 형태로 전략을 바꾼다. 이를 위해 국내 바이오 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투자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안트로젠을 통해 얻은 수익을 국내 바이오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투자하기 위한 펀드 형태의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국내 직접 투자는 법적 문제나 국민 정서상 한계가 있어 벤처투자사 형태의 자회사나 별도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18개 해외 바이오회사에 투자했다. TVM 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사를 통해 간접 투자한 회사가 13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직접 투자한 곳은 미국 희귀의약품 개발사인 에이서테라퓨틱스, 미국 바이오벤처 사이토사이트 바이오파마 등이 대표적이다. 유 대표는 “단순히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라이선스인(기술 도입)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기회를 찾기 위한 것”이라며 “부광약품의 연구소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해외 연구소나 대학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 연구기관과 협업 논의를 하고 있으며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유 대표는 중추신경계(CNS)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도네페질) 하나로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한 일본 에자이가 롤모델이다. 부광약품은 2014년 11월 인수한 덴마크 바이오벤처 콘테라파마를 통해 CNS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관련 이상 운동증 치료제 JM-010을 개발 중이다. 이달부터 유럽과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갔다. 미국 제약사 맬리어사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MLR-1023은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쳤다. 유 대표는 “CNS는 콘테라파마, 제제 기술은 다이나테라퓨틱스 등 부광 아래 프로젝트별 자회사에서 R&D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태양광업체인 OCI와 50 대 50 비율로 설립한 합작법인 비앤오바이오를 통해서도 신약 후보물질에 투자한다. 5년간 연 100억원 이상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올해 비염 치료제 딜라스틴과 경구용 항암제 나벨빈 등 신약을 비롯해 6~7개 제품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R&D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실적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