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있는 'U+AR스튜디오'에서 세계 최초 4K화질의 360도 AR콘텐츠 제작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서울 서초동에 있는 'U+AR스튜디오'에서 세계 최초 4K화질의 360도 AR콘텐츠 제작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아쉬워 벌써 12시~ 어떡해 벌써 12시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건물 내 100㎡ 규모의 스튜디오. 사방이 녹색인 이곳에서 가수 청하가 부르는 ‘벌써 12시’가 쩌렁쩌렁 울렸다. 여기는 LG유플러스가 자사 5G(5세대) 이용자에게만 선보이는 4K 화질의 증강현실(AR)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U+AR스튜디오’다.

촬영장 내부에는 4K 화질의 동시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30대가 무대를 에워싸고 있었다. 17개의 촬영용 특수 LED 조명은 눈이 부실 정도다. 카메라가 찍은 데이터를 전송받는 전용 서버는 45대. 어마어마한 장비들이 있는 스튜디오 중앙에는 반경 2.5m의 비교적 좁은 무대가 있다. 그 곳에서 연예인의 AR 콘텐츠 촬영이 이뤄진다.

증강현실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촬영을 한 후 결과물을 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다시 촬영에 들어갔다. 만약 촬영 중에 춤을 추다가, 반경 2.5m의 원 밖으로 몸이 삐져나오면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여러명 촬영을 못하는 건 아니다"며 "만약 3명이 동시에 촬영을 한다면 카메라가 찍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독 촬영보다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촬영장에 배치된 30대의 카메라가 찍은 30개의 영상들은 무대 밖 컴퓨터로 실시간 전송된다. 손가락부터 머리 정수리, 옆모습은 물론이고 미세한 각도까지 꼼꼼하게 촬영을 마친 30개의 영상들은 3~4시간가량 핵심 작업인 3D 렌더링을 거친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볼륨-메트릭’ 비디오 캡처 기술을 도입했다. 볼륨-메트릭은 실사를 기반으로 360도 입체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사 영상을 360도로 돌려가면서 볼 수 있다. 촬영 이후에는 특수 효과등의 편집을 마지막으로 거치면 인고 끝에, AR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30대의 카메라가 전송한 30개의 영상이 컴퓨터에 나타났다./사진=최수진 기자
30대의 카메라가 전송한 30개의 영상이 컴퓨터에 나타났다./사진=최수진 기자
만들어진 AR 콘텐츠는 LG유플러스 5G 콘텐츠 플랫폼 ‘U+AR’에 올라가게 된다. 가수 청하가 내 옆에 등장하는 마법같은 콘텐츠가 이용자들에게 제공되는 마지막 단계다. AR 콘텐츠는 실제 같은 청하의 모습을 손가락으로 줄일 수도 있고, 늘릴 수도 있다. 청하를 원하는 장소에 갖다 놓을 수도 있다. 청하를 비롯해 현재까지 140명이 촬영을 마쳤다.

LG유플러스는 750편의 A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청하를 시작으로 가수 마마무, 예능인 유세윤, 유병재 등이 촬영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8월 키즈‧스포츠‧홈트레이닝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1500편의 독점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AR콘텐츠 제작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연내 제 2 스튜디오 개관을 추진한다.

김준형 LG유플러스 5G서비스추진그룹장은 “U+AR스튜디오는 4K 카메라 30대로 동시 촬영 한 동영상을 하나의 입체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스튜디오”라며 “5G 서비스를 실감할 수 있는 4K화질의 다양한 입체영상을 제작해 고객에게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