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화웨이 리스크…LG유플러스, 5G 망구축 차질 vs 부품수급 이상무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심화되면서 LG유플러스의 5G(5세대) 이동통신 망구축에 대해 우려와 기우라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제재로 5G 망구축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란 주장과 부품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인텔,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앞서 화웨이와 화웨이의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계열사는 미국 기업에서 부품 구매를 할 때 미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 통신장비는 미국 자일링스와 브로드컴의 칩이 탑재돼있다. 자일링스는 네트워킹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용 칩을, 브로드컴은 네트워킹 장비의 핵심 부품인 스위칭 칩을 공급한다. 만약 화웨이가 미국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화웨이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에도 타격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LG유플러스가 5G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지난달 말 기준 LG유플러스가 전국적으로 약 2만개의 기지국을 구축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K텔레콤, KT가 약 3만여개를 구축했을 것이란 추산보다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미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당장은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가 내년까지 5G망에 공급할 물량을 선 확보하고 있다"며 "그 이후에도 자체 개발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5만개, 연말까지 8만개 5G 기지국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는 화웨이가 6개월 이상의 네트워크장비 부품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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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다. 미국 정부가 당장 화웨이 제재를 3개월 늦추면서 당장 어려움을 겪지는 않겠지만, 전국망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점에 장비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2022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올해까지 구축될 기지국에 대해서는 전량 납품 마무리 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문제가 발생한다면 2020년 이후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화웨이 제재가 길어져서 부품 공급을 하지 못한다면 다른 곳에서 기지국 장비를 납품받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 연구원은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해 화웨이가 더 이상 기지국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에는 (LG유플러스가) 타 파트너사로 대체하는 형태로 대응할 것"이라며 "만약 2020년 이후 삼성전자로 대체할 경우 투자비는 기존의 2조원에서 2.1조~2.2조원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KT가 노키아 장비 수급 문제로 충청·전라도 지역에서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대체 구축한 바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경우 화웨이가 수도권, 삼성·에릭슨이 충청도·전라도, 노키아가 수도권 남부·경상도 지역을 커버하고 있어 3.5GHz 커버리지 계획상 2분기 이후엔 삼성·노키아·에릭슨으로 5G 장비 변동이 예정된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가 5G 투자가 한창인 상황에서 주력 벤더인 화웨이 장비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