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지원금 높지만, 고가 요금제 치중
불법보조금으로 차별적 혜택 주장
“보조금 분리 공시해 보조금 투명성 높여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5G(5세대 이동통신) 단말기가 ‘공짜폰’, ‘마이너스폰’이 되는 대란이 벌어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가운데, 단말기 지원금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분리공시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갤럭시S10 5G와 LG V50씽큐 공시지원금을 경쟁하며 올리고 있다. 한차례 불거졌던 불법보조금 문제도 꺼지지 않는 양상이다.

통신사는 공시지원금을 상향하고 있다. LG V50 씽큐 출시 이후, KT(28,150 -0.18%)는 갤럭시S10 5G 256GB 공시지원금을 78만원(13만원 요금제 기준)으로 올렸다. 이에 SK텔레콤(258,000 -0.39%)도 지난 18일 같은 모델에 공시지원금을 63만원(12만5000원 요금제 기준)으로 상향했다.

불법보조금에 대한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3사 임원들을 소집해 불법보조금 문제에 대해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빵집’(단말기 0원을 가리키는 은어)을 찾는 소비자들이 꽤 많다.

일부는 ‘빵집’을 찾았다고 하기도, 정책이 바뀌었다며 한 자릿수에 5G 스마트폰을 샀다는 소비자도 있다. 높은 공시지원금이나 불법보조금 등은 5G 가입자를 늘리려는 통신사와 단말기 수요를 늘리려는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시지원금 상향, 불법보조금 등으로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싸게 살 수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공시지원금이 고가의 5G 요금제에 집중돼있는데다 불법보조금으로 인해 소비자 간 차별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갤럭시S10 5G를 구매한 A씨는 “공시지원금 외에 보조금을 받아 생각보다 싸게 구매한 것 같다”면서도 “다만 5G가 잘 안터져서 LTE를 쓰는데도 비싼 5G 요금제 때문에 손해보는 느낌이다”고 푸념했다.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통신사의 지원금을 분리해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예를 들어, 갤럭시S10 5G의 보조금이 60만원이라고 하면, 제조사 30만원, 통신사 30만원으로 구분해서 공시하는 것이다.

현재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라 제조사와 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통신사가 묶어서 발표하고 있다. 불법보조금은 공시지원금과 일선 대리점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를 초과해 불법적으로 제공되는 돈을 뜻한다.

일각에서는 분리공시제가 도입되면 단말기 가격 자체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조사의 지원금이 30만원이라면, 제조사가 단물기 출고가를 30만원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그만큼 싼 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분리공시제는 2014년 단통법에 포함됐었으나, 당시 단말기 제조사의 반대로 시행이 무산됐다. 분리공시제를 도입하자는 관련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분리공시제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있다.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 수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분리공시제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고동진 삼성전자(46,600 +1.97%) 사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분리공시제 도입에 대해 “법제화한다면 따르겠다”고 언급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분리공시제에 동의한다”며 “정부‧제조사와 협의해 좋은 취지 쪽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는 단통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며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통신사가 지급하는 보조금과 단말기 제조사가 지급하는 장려금 및 보조금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불법 보조금이 설 자리를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