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사과에 뿔난 코오롱티슈진 주주들
‘인보사’ 성분 오류 사실을 2년 전 알고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을 받는 코오롱 계열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핵심 사안은 제쳐두고 미국 임상 재개 가능성만 내세우고 있어서다.

코오롱티슈진은 7일 홈페이지에 올린 ‘주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보사 3상 임상 중단 서신에 대한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원 개발사다.

코오롱티슈진은 “FDA의 공식 서신 주요 내용은 임상 재개를 위해 세포 특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이라며 “종양과 관련한 임상 데이터, 종양원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유 등에 대해서는 임상 중단 사유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FDA의 요구사항은 회사가 예측한 범위 내”라며 “이른 시간 내 임상 재개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시점보다 4개월 이른 2017년 3월에 주요 성분 오류 사실을 수탁업체인 스위스 론자로부터 통보받고도 이를 표명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회사는 “이달에 예정된 식약처 실사를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코오롱티슈진의 입장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알려진 내용일 뿐 납득할 만한 추가 해명을 밝히지 않아서다. 투자자들은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회사가 끝까지 거짓말한다” “FDA 임상 재개 승인을 받겠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성분 오류 인지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는지 여부가 인보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이 허가받기 전에 성분 오류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을 매우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힌 만큼 고의성이 드러나면 초강경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시 유전학적 계통(STR) 검사 업무를 맡았던 직원은 아직도 근무 중이라고 한다. 경위 파악을 서둘러 낱낱이 밝히지 않으면 사태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