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을 이용한 원격 회의실 가상 이미지.   /스페이셜  제공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원격 회의실 가상 이미지. /스페이셜 제공
영화 ‘아이언맨’엔 홀로그램 컴퓨터가 등장한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컴퓨터 앞에서 손을 들어올리면 눈앞에 다양한 정보가 펼쳐진다. 이 같은 기술은 이미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 데이터 검색은 물론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동료들의 아바타(분신)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다만 아직은 별도의 증강현실(AR) 기기가 필요하다.

미국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페이셜은 3차원(3D) 공간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유명하다.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같은 공간으로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바타는 사진으로 제작한다. 자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 사진 한 장만으로 실제 인물과 비슷한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홀로그램 회의실에선 모든 게 가능하다. 자료를 검색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옮기고 동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컴퓨터와 다름없는 공간이기에 회의한 결과를 ‘저장’하고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

가상의 업무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인원은 15명 정도다. 생생한 환경을 구현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 구글의 ‘매직리프’ 같은 AR 기기가 필요하다. 웹이나 모바일로 회의에 참여한 사람은 아바타 대신 웹캠으로 촬영한 정지 이미지만 나타난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출장을 줄일 수 있다.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어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 글로벌 기업의 수요도 상당하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 완구 제조회사 마텔도 유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스페이셜의 협업 솔루션은 2017년 초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10월 공개됐다. 올 2월 세계 최대 모바일전시회 ‘MWC 2019’에서 MS가 선보인 혼합현실(MR) 웨어러블 기기 ‘홀로렌즈2’의 활용 사례로 소개돼 주목받았다.

2016년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설립된 스페이셜은 창업하자마자 800만달러(약 90억원)를 투자받았다. 공동 창업자들의 면면이 화려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최연소 수석연구원을 지낸 이진하 씨가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