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연구로 인공장기 개발 앞당겨지길 바랍니다"
“국내에서는 낯선 영역이던 3차원(3D) 바이오 프린팅 시장을 개척한 것을 인정받은 게 너무 뿌듯합니다. 후배들이 제 연구를 디딤돌 삼아 인공장기 개발에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23일 ‘라이나 50플러스 어워즈’ 생명존중부문 대상을 받은 조동우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61·사진)는 수상 소감에서 ‘후배들’을 강조했다. 그는 “3D 바이오 프린팅의 최종 목표는 인공장기 개발”이라며 “현재 기술력으로는 꿈 같은 얘기지만 정년 퇴임까지 남은 3년 반 동안 조금이라도 미래를 앞당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상은 라이나생명·라이나전성기재단이 50세 이상 세대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고 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조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86년부터 포스텍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3D 바이오 프린팅을 연구해온 이 분야 권위자다. 바이오잉크는 동물의 조직이나 장기를 떼어내 동물 세포를 제거하고 콜라젠 글리코사민 등 유효 성분은 그대로 보존시킨 액상의 생체 유래 물질이다. 3D 바이오 프린터를 이용해 이 잉크를 연골, 피부, 뼈 등 조직으로 출력한 뒤 이를 인체에 이식하면 손상된 부위가 재생된다.

2012년 그의 지도 아래 박사 과정을 밟던 장진아 포스텍 교수가 학기 프로젝트로 이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했다. 조 교수는 “3D 프린팅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기술”이라며 “환자 맞춤형 치료에 제격이라는 확신이 들어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바이오잉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실었다.

조 교수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윤원수·심진형 한국산업기술대 교수와 함께 2013년 티앤알바이오팹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연골, 피부, 뼈, 망막 등 30여 가지 조직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바이오잉크를 활용해 손상된 연골을 치료하는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