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 2019’ 관람객이 현대자동차 전시관에서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신형 쏘나타를 살펴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월드IT쇼 2019’ 관람객이 현대자동차 전시관에서 스마트폰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는 신형 쏘나타를 살펴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여기 현대자동차 전시관 맞나요? 정보기술(IT) 업체 전시관 같아서….”

24일 열린 ‘월드IT쇼 2019’를 찾은 관람객들은 현대차 전시관 앞에서 한 번씩 머뭇거렸다. 신형 쏘나타 두 대가 전시된 것을 제외하곤 머릿속에 그리던 자동차회사의 전시관과 달랐기 때문이다. 전시장을 안내하는 직원은 “신형 쏘나타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이동수단) 기기”라고 설명했다.

쏘나타에 탄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쏘나타에 탄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현대차 전시관 입구에는 휴대폰 모양의 터치스크린이 관람객을 맞았다. 여기엔 신형 쏘나타의 디지털키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쏘나타에 적용된 디지털키를 사용하면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차량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 수 있다. 자동차 열쇠를 지니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단순히 자동차 키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지인(최대 3명·운전자 포함해 4명)에게 스마트폰으로 디지털키를 건넬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자동차를 빌려줄 때 차 키를 주려고 만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가족끼리 차를 함께 쓰는 것도 쉬워졌다. 차에 올라타 스마트폰을 차량 내 무선충전기에 올려놓으면 시동을 걸 수 있다. 무선충전 기능이 없는 스마트폰도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개인별 맞춤 설정도 가능하다. 디지털키를 가진 이들이 각각 자신에게 맞게 시트 높이와 사이드미러 각도 등을 설정해두면 디지털키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즉시 예전에 자신이 맞춰 놓은 설정대로 돌아간다.

전시장 안에는 주행영상 기록장치인 ‘빌트인 캠’을 소개하는 공간이 있다. 빌트인 캠이 있으면 별도의 장치를 달지 않아도 주행영상을 기록할 수 있다. 룸미러 뒤쪽에 빌트인 타입으로 설치돼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차량 내 멀티미디어 기기(AVN) 및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다. 장시간 찍은 영상을 짧게 압축하는 ‘타임랩스(일정 간격마다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합성해 영상으로 만드는 기술)’ 기능도 있다. 관람객은 빌트인 캠을 따로 떼어 전시한 공간에서 기능을 체험했다.
‘월드IT쇼 2019’를 찾은 관람객이 한컴MDS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김범준 기자
‘월드IT쇼 2019’를 찾은 관람객이 한컴MDS 부스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김범준 기자
쏘나타에 장착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에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도 많았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아이’를 활용한 서비스다.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지시하면 된다. “에어컨 켜줘” 같은 간단한 명령은 물론 “성에 제거해줘” “따뜻하게 해줘”처럼 사람에게 대화하듯 건네는 지시도 수행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뉴스와 날씨, 주가, 스포츠경기 결과, 환율 등을 물어보면 관련 정보가 제공된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공간은 ‘플레이쏘나타’였다. 쏘나타에 적용된 각종 첨단기술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퀴즈를 풀면 작은 기념품을 주는 공간이다.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본 관람객은 신형 쏘나타에 올라탔다. 쏘나타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작동하거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가동해보는 사람이 많았다. 전시장에 있는 안내 도우미에게 “디지털 키가 정말 작동되냐”고 물어보는 관람객도 있었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신형 쏘나타는 현대차의 미래차 기술을 한데 모은 혁신적인 차량”이라며 “쏘나타를 타는 이들은 다양한 미래차 기술을 미리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