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오는 19일 출시하는 첫 5세대(5G) 스마트폰 ‘V50 씽큐’와 지난달 내놓은 G8 씽큐에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대표적인 기능으로 ‘맞춤형 지능화 서비스’가 있다. 이용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도 몇 가지 키워드로 사진, 일정, 쿠폰 등을 알아서 찾아준다. 예컨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서울 명동의 한 커피숍에서 맛있게 먹은 치즈케이크 사진을 찾고 싶으면 갤러리 앱(응용프로그램)에서 돋보기 모양의 아이콘을 누른 뒤 ‘작년 크리스마스 명동 치즈케이크’를 입력해 검색하면 된다. 더 이상 수백 장의 사진을 뒤적일 필요가 없다.중요한 내용이 담긴 문자나 통화 내역이 기억나지 않으면 이용 당시 지역이나 시간을 입력하면 된다. ‘강동구’라고 검색하면 기존엔 ‘강동구’란 글자가 포함된 문자만 검색했으나 문자뿐만 아니라 통화 내역까지 찾아준다.이용자의 상황을 인식하고 도움을 주기도 한다. 주차하고 내릴 때 주차 위치를 사진이나 메모로 남기라고 알려준다. 음성비서 서비스 Q보이스를 불러 “만기 예정인 쿠폰 목록 보여줘”라고 말하면 문자메시지를 검색해 만기 7일 이내의 쿠폰 목록을 보여준다.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화가 오면 “전화 끊어줘” 혹은 “스피커폰으로 전화 받아줘”라고 말하면 된다.카메라 특화 기능 가운데 하나인 비전 AI도 빠르고 정교해졌다. 카메라로 피사체를 포착하면 자동으로 인식해 사람, 풍경, 음식, 도시, 꽃 등 19개 카테고리 중 하나를 선택해 최적의 화질을 맞춰준다. 전화번호를 감지하면 전화 연결 화면을 띄운다. QR코드 혹은 바코드를 인식하면 쇼핑 또는 상품 검색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구글렌즈 추천’도 처음으로 탑재됐다.노규찬 LG전자 인공지능사업개발실장(상무)은 “수십 배 빨리 더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5G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으로 AI 발전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쉽고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한진칼 등 최대주주의 지분 상속 이벤트가 발생한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돕기 위해 이들 기업이 배당을 늘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상속세 재원 마련에는 배당 확대 외에도 지분이나 계열사, 부동산 처분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 만큼 기업이 처한 상황을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그룹 지주사인 LG는 1400원(1.82%) 오른 7만83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23.2% 떨어졌지만 올해는 12.0% 올랐다. LG전자 등 자회사 실적 개선과 함께 배당 확대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LG는 지난해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최대주주가 구광모 회장으로 바뀌었다. 구 회장 등 상속인의 상속세는 역대 최대 규모인 9215억원이다. 1차로 약 1500억원을 납부했으나 앞으로 몇 년간 나머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선 배당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 회장이 LG 지분만 갖고 있어 다른 계열사 지분을 팔아 재원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실제로 LG는 2017년까지 3년 동안 유지하던 주당배당금(DPS) 1300원을 지난해 2000원으로 높여 역대 최대인 351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배당총액/지배주주 순이익)은 2017년 9.5%에서 작년 18.9%로 높아졌다. LG 관계자는 “2017년에는 일회성 주식 매각이익 때문에 배당성향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60%대에 달한다”며 “앞으로 배당금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NICE그룹 지주사 NICE도 지난해 총 68억원을 배당해 2017년 46억원에서 껑충 뛰었다. 지난해 3월 김광수 NICE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최대주주가 장남인 김원우 씨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초 상속세 납부를 위해 NICE신용평가 등 계열사 매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국 주식담보대출 후 배당을 통해 상환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천일고속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공격적으로 배당을 확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던 이 회사는 2015년 86억원, 2016년 114억원, 2017년 218억원으로 배당을 급격히 늘렸다. 2015년 박남수 천일그룹 명예회장 별세로 상속세 마련이 급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2억원의 순손실을 낸 가운데서도 86억원을 배당했다.반면 세아홀딩스는 2013년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 별세 후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변경됐지만 큰 폭으로 배당이 늘지 않았다. 세아제강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19.12%였던 이 부사장의 세아제강 지분율은 4.2%로 떨어졌다. 그는 지난해 9월 1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모두 납부했다. 오뚜기도 2016년 상속 이슈가 발생했지만 배당이 증가하지 않았다.상속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통째로 매각한 경우도 있다. 농우바이오 상속인은 1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지분 전량을 넘겼다. 이런 경우엔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상속 이슈가 배당 확대 기대를 높이는 것은 맞지만, 배당 외에 다른 방법이 동원될 수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