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임파서블 '자석옷 공중부양'…현실엔 머스크의 '하이퍼루프'
액션영화 시리즈물로 유명한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사진)에는 초전도 자석의 위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의 동료인 브렌트(제러미 레너 분)가 서버실에 침투하기 위해 높이 10m가 넘는 환풍구 통로로 뛰어드는 대목이다. 자석으로 이뤄진 옷을 입은 브렌트는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 공중에 멈춰 선다. 환풍구 밑 초전도 자석이 브렌트를 밀어내 띄우는 설정이다.

초전도 자석은 상업적으로 쓸모가 많은 기술이다. 1911년 카메를링 오너스 네덜란드 레이던대 교수가 수은의 전기저항을 측정하는 실험을 하다가 절대온도 4.2K(영하 268.8도)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초전도체는 내부에 있는 자기장을 밖으로 내보내는 성질이 있다. 근처에 자석이 있으면 이를 강한 힘으로 밀어낸다. 80㎏ 몸무게의 성인을 들어올리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곳은 철도업계다. 차량에 있는 초전도 자석이 지상 레일에 깔려 있는 코일 위를 지나면 레일이 전류가 흐르는 자석으로 바뀐다. 차량의 자석과 코일의 자석이 서로 밀어내면 육중한 기차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부양된 차량과 레일이 맞닿지 않아 마찰로 인한 소음, 진동, 마모 문제에서 자유롭다.

미션임파서블 '자석옷 공중부양'…현실엔 머스크의 '하이퍼루프'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2013년 제시한 미래 교통수단 ‘하이퍼루프’도 초전도 자석을 활용한 자기부상열차를 기반으로 한다. 그는 기존 기술에 기차가 지나는 터널을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바꾼다는 아이디어를 더했다. 공기로 인한 마찰까지 줄이면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머스크의 설명이다.

초전도체가 쓰이는 곳은 철도업계 외에도 다양하다. 미래의 에너지 확보 수단으로 꼽히는 핵융합 발전에도 초전도체 기술이 필수다.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 상태가 되면 수소의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 현상이 일어난다. 이 힘을 전기를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게 핵융합 발전의 핵심이다.

관건은 1억도 이상의 온도를 버텨낼 수 있는 그릇이었다. 옛 소련의 과학자들은 초전도체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공중에 띄우는 토카막 장치를 고안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플라즈마가 자기장을 따라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핵융합로 내부를 초전도 자석으로 구성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가 핵융합 시험에 토카막 장치를 활용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