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삼성이 고백한 어닝쇼크 "현실 됐다"(종합)
삼성전자가 미리 고백한 어닝쇼크(실적부진 충격)가 현실이 됐다.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사업의 부진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적자가 삼성전자 실적을 시장 기대치 이하로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60조5600억원, 영업이익 15조6400억원)에 비해 각각 14.13%, 60.36% 감소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전분기(59조2700억원)대비 12.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10조8000억원) 대비 42.59% 줄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약 7조1000억원)보다도 훨씬 낮은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자율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다.

잠정 실적 발표이기에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실적 둔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원)는 물론, 전분기(7조7700억원)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서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전망보다 더 컸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좋지 않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증가로 당초 예상보다 가격하락 폭이 확대됐다.

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형 고객사 수요감소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경쟁이 지속돼 수익성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IM(IT·모바일) 부문은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10'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 영업이익(1조5100억원)을 웃돌며, 소비자가전(CE) 부문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무난한 성적을 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잠정 실적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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