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의 개발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음성 제어 기능과 문자 인식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신속하게 문서를 처리하는 서비스인 ‘인텔리전트 에이전트’를 설명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어도비의 개발자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음성 제어 기능과 문자 인식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해 신속하게 문서를 처리하는 서비스인 ‘인텔리전트 에이전트’를 설명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회사의 사무용 가구를 전부 새로 구입해야 하는 A씨가 관련 물품 명세서를 스마트폰으로 받았다. A씨가 복잡한 명세서를 보면서 “전부 얼마지?”라고 묻자 어도비의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인텔리전트 에이전트’가 “13만 달러”라고 답했다. A씨는 “이전의 관련 비용과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있지?”라고 되물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2010년, 2008년의 계약서가 나왔고, A씨는 2010년 계약서를 선택했다. ‘인텔리전트 에이전트’는 “2010년보다 4만달러가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어도비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의 최신 기술 세션인 ‘서밋 스닉’에서 소개한 새로운 AI 서비스다.

○사무직 넘보는 AI

사무실 근로자의 업무까지 대신해주는 AI 기술이 늘어나고 있다. 보고서 작성, 문서 분석, 인사·회계 업무 등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가 다양해졌다. 일각에서는 AI 발달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현실화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도비는 이날 AI가 월정액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서비스를 해지할 확률을 알려주고, 소비자가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도 선보였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대신해주고 인간은 보다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AI로 직장인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MS의 발표 자료를 만드는 프로그램인 파워포인트는 사진이나 문구를 넣으면 가장 어울리는 서식을 자동으로 찾아준다. 사진 위치 등만 일부 수정하면 작업이 끝난다. 이메일 관리 프로그램인 아웃룩은 이용자의 사용 패턴을 AI로 분석해 중요 메일을 따로 표시해 알려준다.

독일의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출장·경비 관리 프로그램 자회사 SAP 컨커를 통해 각종 경비 지출 관련 업무를 AI 기반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출장 때 사용한 영수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서 앱(응용 프로그램)에 올리면 실시간으로 정산·회계 처리할 수 있다. 또 출장을 준비하면서 스마트폰 앱에 여행 목적지와 일정만 입력하면 출장 목적·예산에 적합한 교통수단까지 추천해준다. 국내 업체인 비즈플레이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서 작업을 대신하는 AI

LG전자는 사내 업무에서 AI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영업, 마케팅, 구매, 회계, 인사 등 12개 직군의 120개 이상의 업무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을 도입했다. RPA는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회사 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에 로그인해 관련 데이터를 내려받고 특정 양식의 보고서에 입력하는 작업을 AI가 대신한다. 로봇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업무량은 사람의 근무량으로 따지면 월 3000시간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AI로 거래처 채권의 부도 위험을 사전에 알려주는 모니터링시스템도 도입했다.

SK C&C는 AI가 고객 기업의 사업 계약을 검토해 독소 조항이 없는지 확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가 보험업체 콜센터 상담원의 녹취와 유선가입 보험 판매 상품 등을 분석해 불완전 판매 여부도 판단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하루 5만건 이상 등록되는 이용후기에서 음식 사진과 무관한 광고성·선정적·폭력적 이미지를 AI로 걸러내고 있다.

○일자리 감소하나

국민은행 등 국내 은행들은 AI 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해당 기업의 재무 및 비재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부터 분석까지 AI에 맡길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도 AI가 주목을 받고 있다. 문서 작업이 많은 법률 분야에서는 AI가 짧은 시간에 수억 건의 판례를 분석하고 일반인에겐 어려운 법률 문서 작성도 도와준다. 법무법인 민이 설립한 리걸테크업체 ‘제법아는 언니’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고소장을 작성하는데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국내 고용 시장에서는 ‘AI 면접관’이 자리를 잡았다. 자기소개서 검토부터 면접까지 AI를 도입한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는 지난 1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향후 20년 안에 AI가 미국 내 3600만개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전체 일자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라스베이거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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