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마취제 내년 말 출시…10년 내 신약 5개 내놓겠다"
“프로포폴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이윤하 하나제약 사장(사진)은 최근 수면 마취제 ‘레미마졸람’의 허가 신청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레미마졸람은 2013년 독일 파이온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약물이다. 마취까지 걸리는 시간과 깨어나는 시간이 짧은 프로포폴의 장점을 가지면서도 단점을 개선한 약물로 평가된다.

프로포폴은 중독성이 강하고 호흡 억제, 심정지 등 부작용이 나타나도 해독제가 없다. 팝가수 마이클 잭슨도 프로포폴 부작용으로 사망했다. 이 사장은 “레미마졸람은 15년 만에 나오는 수면 마취 신약으로 해독제가 있어 안전하고 마취와 진정 효과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하나제약은 최근 국내 12개 대학병원에서 레미마졸람의 임상 3상을 끝냈다. 올해 안에 허가를 신청하고 이르면 내년 말 국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그동안 약물 이상 반응 때문에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못했던 환자와 국소 성형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제약은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HNP-2006’도 올해 임상 1상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경북대에서 기술 도입한 것으로 선형 가돌리늄 조영제의 부작용인 신원성전신섬유증을 해결한 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이 사장은 이를 포함해 10년 내 기술 도입 신약 3개와 자체 개발 신약 2개 등 신약 5개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입 신약을 3년에 1개, 처음부터 직접 발굴한 혁신 신약은 5년에 1개씩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상 3상 경험도 있고 현금 자산도 충분하기 때문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작년 조달한 공모 자금 1200억원과 지난해 순이익 260억원 등을 바탕으로 매년 200억~3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 신약 5개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나제약은 레미마졸람 출시에 대비해 경기 화성 향남제약단지에 하길 주사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경기 평택에는 경구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그는 “주사제 공장의 생산 능력은 2000억원 규모로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과감하게 투자하려고 한다”며 “평택 공장까지 완공되면 연매출 3000억~50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마취·진통제 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1위 자리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사진=신경훈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