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LG CNS 사장이 지난 22일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 CNS 제공
김영섭 LG CNS 사장이 지난 22일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 CNS 제공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2023년까지 사내 정보기술(IT)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전환 작업은 LG CNS가 맡는다. LG CNS는 이를 계기로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2021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클라우드 시스템통합(SI) 사업자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영섭 LG CNS 사장은 지난 22일 서울 남대문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클라우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LG CNS가 그룹 전체의 클라우드 전환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사령탑’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제조, 통신, 서비스 등 계열사별 산업 특성과 사업구조를 고려한 전환 우선순위에 따라 그룹 내 클라우드 전환을 순차적으로 확산시킨다.

특히 70% 이상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란 서비스 제공 업체가 공중의 인터넷망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서버, 저장공간 등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형태의 서비스다. 이 같은 대규모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은 국내 주요 그룹 중 처음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에서다.

LG그룹, IT시스템 90%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폐쇄적인 방식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비해 유지·관리 비용이 낮고 신기술을 신속히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업종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이 회사 시스템 전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최근 국내 대기업의 도입 시도가 나오고 있다.

LG CNS는 “그룹 계열사들이 클라우드 기반 환경으로 전환하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등 경영 전반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며 “그만큼 시장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LG CNS는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엑스퍼(CloudXper)’를 그룹 계열사들이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데이터 통합·수집·분석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매출이 3조원 안팎에 머물러 있는 LG CNS는 클라우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새 성장동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클라우드에 관심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도입부터 전환, 운영까지 모든 것을 도와주는 ‘통합 솔루션’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퍼블릭 클라우드에 주력하되 상황에 따라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나 여러 사업자의 상품을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방식도 지원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클라우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하나의 흐름으로, 이 흐름을 어떻게 선도해 나가느냐가 미래 기업 혁신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들과의 제휴로 세계적 수준의 기술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