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2.
애플 에어팟2.
애플이 무선 이어폰 '에어팟2'를 전격 공개한 가운데 '혁신없는 가격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어팟 2세대가 기대 이하의 평가를 받으면서 애플 충성 고객들조차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H1칩을 탑재한 에어팟 2세대를 공개했다. 새 에어팟의 가장 큰 변화는 무선충전과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에어팟2는 무선충전 케이스를 선택해 구매 가능하며 음성으로 '시리'를 불러 작동할 수 있다. 이외에 변화는 배터리 지속 시간이 늘어난 정도다. 배터리 완충시 음악 재생은 최대 5시간, 통화는 최대 3시간까지 가능하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그러나 에어팟2에는 정작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기능들은 쏙 빠졌다. 검정 색상을 적용하지 않은게 대표적이다. 그간 에어팟2에 검정색을 추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선택지가 오로지 흰색 뿐이어서 소비자 기호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흰색만을 고수했다. 디자인도 같다.

에어팟2는 무선 급속충전 기능도 추가되지 않아 빨라진 충전 속도도 경험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방수 기능, 노이즈 캔슬링 등의 기능도 없다. 또 심박수, 체온 등 건강 체크 센서가 추가될 것이란 기대도 빗나갔다.
[이슈+] "혁신없는 가격인상"…에어팟2, 애플 충성고객마저 떠난다
가격은 올랐다. 에어팟2 무선 충전 케이스 모델 가격은 24만9000원으로 에어팟 1세대(21만 9000원)보다 3만원 비싸졌다. 다만 유선충전 모델은 19만9000원으로 책정되면서 1세대보다 2만원 더 낮아졌다. 하지만 에어팟 1세대 사용자들이 무선충전 기능을 사용하려면 9만9000원짜리 케이스를 따로 구매해야 된다. 이 때문에 애플의 상술이 지나치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에어팟2가 공개되자마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플 제품만을 사용해온 한 충성고객은 "결국 변한 건 배터리 지속 시간과 음성명령 뿐인데 가격은 올랐다. 더 이상 애플에 혁신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이참에 더 싸고 기능이 좋은 갤럭시버즈나 명품 유선이어폰으로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지금 에어팟 1세대를 사용중인데 무선충전 기능을 쓰려면 10만원에 달하는 돈을 내고 케이스를 사야한다"며 "애플은 갈수록 수익에만 집착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고 전했다.

새 에어팟은 미국 등 1차 출시국에서는 다음 주부터 판매되며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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