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3’ 게임 개발업체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올해 신작 게임을 쏟아낸다. 앞다퉈 신작을 내놓는 저마다의 이유는 다르나 모두 신작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흥행 결과가 게임업계 판도를 흔들 수도 있다.
3N, 올해 신작 게임 쏟아내는 이유는?
상반기에만 신규 게임 10개 이상

1위 게임사 넥슨이 가장 공격적이다. 올 상반기에만 10개 신작을 선보인다. 이미 모바일 게임 ‘스피릿위시’ ‘런닝맨 히어로즈’ ‘린: 더 라이트브링어’ 등을 출시했다. 자사의 인기 PC 게임을 모바일로 옮긴 게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바람의 나라: 연’ 등도 추가로 유통할 계획이다.

일본 도호의 ‘고질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고질라 디펜스 포스’는 5월 국내외에 출시한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시노앨리스’도 국내와 해외(일본 제외)에 내놓기 위해 개발 중이다.

2위 넷마블은 상반기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게임 ‘BTS 월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이용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도 넷마블의 기대작이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세븐나이츠2’ ‘A3:STILL ALIVE’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도 만들고 있다.

3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준비하고 있다. PC 게임 ‘리니지’를 개선한 버전인 ‘리니지: 리마스터’의 정식 출시도 앞두고 있다.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S’ 등 자사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도 개발 중이다.

사연이 있는 신작 홍수

매물로 나온 넥슨은 신작 발표로 회사의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게임만 보면 상반기 기준으로 신규 게임 수가 작년보다 두 배 이상이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 ‘바람의나라: 연’ 등 일부 게임은 출시 시기를 계획보다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 신규 게임이 일정상 올해 몰리기도 했지만 매각을 앞두고 ‘몸값’을 올리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의 지주회사 NXC 인수전은 뜨겁다. 지난달 예비입찰이 끝나 매각 주관사가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정해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 텐센트,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 네 곳과 해외 사모펀드(PEF) 한 곳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넷마블의 신규 게임이 올해 급증한 것은 지난해 근무환경이 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작년 3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근무시간 감소로 게임 개발이 지연됐다. 올해 나올 ‘더 킹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BTS 월드’ 등은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출시가 늦춰졌다. 신작 출시 지연 등의 영향으로 2011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복귀한 이후 넷마블 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다.

엔씨소프트 역시 신규 게임이 절실해졌다. 자사의 ‘리니지M’이 지금도 국내 모바일 게임 인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관련 매출은 떨어지고 있다. 후속작 부족 등의 영향으로 엔씨소프트의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년 전보다 25%, 41% 감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리니지2M 등 올해 출시될 게임의 성적에 따라 엔씨소프트 실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