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킥고잉' 체험기
골목길 구석구석 빠르게 다닐 수 있어 각광
정책 미비는 아쉬워…자전거도로도 이용불가능

카쉐어링·카풀 등 새로운 방식의 '공유 모빌리티(Mobility)'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필요할 때만 이동수단을 빌리는 식이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에 각광받는 공유 모빌리티는 서울 강남역 등 '핫 플레이스'에서 뜨고 있는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다.

언뜻 생각하기엔 교통이 매우 발달된 강남은 전동킥보드 수요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의외로 강남 인근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걸어서 이동하기엔 애매한 거리의 골목길 구석구석을 빠르게 이동하고 싶을 때나,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노선이 애매할 때 등 '틈새 수요'가 있단 얘기다.

강남역 인근을 전동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얼마나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까' '길거리 아무 데나 놔둬도 되나' '요금 대비 효용성은 있을까' 등의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강남역 등에서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킥고잉'을 직접 체험해봤다.(상단 영상 참조)

킥고잉은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아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단 킥보드를 찾는 게 일이었다. 강남엔 고층 빌딩이 많아 전동킥보드 위치를 알려주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상 오차가 생각보다 컸다.
강남역 부근에서는 높은 빌딩들로 인해 GPS상의 킥보드 위치와 실제 킥보드 위치의 오차가 발생했다(사진=오세성 기자)

강남역 부근에서는 높은 빌딩들로 인해 GPS상의 킥보드 위치와 실제 킥보드 위치의 오차가 발생했다(사진=오세성 기자)

킥보드 위치와 앱 상에 표시된 킥보드 위치가 달라 GPS에 의존하기보다는 킥보드가 밀집된 지역으로 가거나 GPS에 표시된 곳 근처를 꼼꼼히 둘러봐야 했다.

일단 거리에 주차된 킥보드를 찾으면 앱으로 전동킥보드의 QR코드를 찍으면 된다. 전동킥보드 잠금기능(Lock)이 풀렸다. 킥보드를 차도로 끌고 와 헬멧을 착용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놀랐다. 킥보드의 최대 시속은 25km, 평소 도보 10분 거리를 직접 이동해보니 약 1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도 간단했다. 이용 가능지역 내에서 아무 곳에나 주차하면 된다. 다음 사용자를 위해 가능한 눈에 잘 띄면서 행인들 이동을 방해하지 않을 만한 지역에 주차하고, 전용 앱으로 QR코드를 찍으니 킥보드 잠금기능이 다시 설정됐다. 주차된 킥보드들은 킥고잉 측에서 고용한 직원이 충전·정비·재배치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이용요금은 기본 5분에 1000원, 이후 1분당 100원씩 추가요금이 발생했다. 택시 기본료 3800원을 감안하면, 차가 막히는 강남에서도 빠르게 이동가능해 적정한 가격으로 생각됐다.

킥고잉은 편리하긴 했지만 의외로 제약이 뒤따랐다. 우선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운전면허가 있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 법적으로는 일종의 오토바이로 간주된다.

따라서 전동킥보드는 '차도'에서만 달릴 수 있다. 헬멧 착용은 필수고 인도는 물론, 자전거 도로에서조차 전동킥보드를 타는 건 '불법'이었다. 인도 주행이 안 되는 건 그렇다치고 자전거 도로까지 이용 못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강남역 인근 길거리에 주차된 공유형 전동킥보드 '킥고잉'(사진=오세성 기자)

강남역 인근 길거리에 주차된 공유형 전동킥보드 '킥고잉'(사진=오세성 기자)

킥보드로 차도만 운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골목길에선 좋았지만 막상 강남대로로 나오니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들에 위축됐다. 평소 운전자 시점에서만 보다가 킥보드를 타는 입장이 돼보니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 운전자도 최대 시속 25km의 킥보드를 피해 다녀야 하니 서로 곤혹스러운 셈이다.

업계는 앞으로 전동킥보드 같은 1인형 전기 이동수단과 이를 기반으로 한 킥고잉 등의 공유모빌리티 모델이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동킥보드는 자동차로도 자전거로도 분류되지 못해 이용자와 행인·운전자 모두가 불편을 겪을 여지가 크다.

1인형 전기 이동수단 전용도로를 신설하거나 시속 25km 이하 속도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규정을 만드는 식으로 현실에 맞게끔 관련 제도가 하루 빨리 정비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찔했던 전동킥보드 체험을 마쳤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영상촬영=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편집=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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