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바이오스타 (8) 유틸렉스

맞춤형 T세포 치료제, 이르면 2021년 출시
연내 미국서도 임상 신청

면역세포 활성화 항암제
다국적 제약사서 큰 관심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가 본사 연구소에서 신약 후보물질 개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유틸렉스 제공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가 본사 연구소에서 신약 후보물질 개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유틸렉스 제공

“혈액암 치료제 앱비앤티의 국내 임상 2상을 서둘러 2년 뒤 상업화할 계획입니다. 면역항암제 기술수출도 낙관하고 있습니다.”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72)는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면역학 분야의 석학이다. 1989년 면역세포의 하나인 T세포 활성화 인자 ‘4-1BB’, 1999년 또 다른 활성화 인자 ‘AITR’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T세포 기능이 억제되는 원리를 발견해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엘리슨, 혼조 다스쿠 교수와 달리 T세포의 힘을 키워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새로운 면역항암 치료법을 찾아낸 것이다. 바이오업계에서 권 대표가 이끄는 유틸렉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T세포를 강화하는 항암제

"T세포 치료제 임상 2상 진입…연내 면역항암제 기술 수출도"

유틸렉스는 현재 쓰이고 있는 면역관문억제제와 다른 기전을 가진 ‘면역관문활성제’를 개발 중이다. 암세포는 T세포가 자기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특정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물질과 T세포가 결합하면 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이를 ‘면역관문’이라고 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관문을 억제해 T세포의 항암 효과를 높인다. 권 대표는 “우리는 면역관문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T세포를 활성화하고 증식하는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동물실험을 해보면 면역관문활성제가 면역관문억제제보다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이 회사의 면역관문활성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EU101’과 ‘EU102’다. EU101은 T세포 활성화 인자 4-1BB, EU102는 AITR을 자극한다. 2000년대 초 다국적 제약사 BMS가 이를 활용한 항암제 개발에 나섰지만 임상에서 심각한 간독성을 보여 환자 2명이 사망하자 2007년 개발을 중단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항체는 BMS와 달리 독성을 최소화하고 항암 효과는 높인다”고 했다.

EU102는 T세포를 억제하는 조절T세포를 도움T세포로 바꿔 항암 효과를 향상시키는 효능도 갖고 있다. 권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EU102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규모 기술수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U101은 국내에서 임상 1상을 하고 있다. EU102는 전임상 중이다.

T세포치료제 개발 속도 가장 빨라

환자 맞춤형 T세포치료제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암환자 혈액에서 환자의 암 특성에 맞는 고순도 T세포를 배양·증식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한다. 혈액암 치료제 앱비앤티, 폐암·유방암 치료제 터티앤티, 뇌종양 치료제 위티앤티 등을 개발 중이다. 전체 암환자의 85%에게 맞춤형 T세포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연간 2000여 명 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111억원을 들여 증설하고 있다.

그는 “앱비앤티는 지난해 9월부터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등 7개 의료기관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는데 연말께 중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 연내 미국 임상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지난해 2월 미국 법인을 세웠고 올해 안에 의약품 제조시설도 갖출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임상 2상을 마치면 조건부 승인을 받아 조기 상용화할 방침이다. 국내에는 이르면 2021년, 미국은 2022년 출시할 예정이다.

“임상 자금 추가 확보할 것”

미국 인디애나대, 울산대, 국립암센터 등에서 교수를 지낸 권 대표는 2015년 창업했다. 그는 “지금껏 해온 연구를 임상까지 가져가 승부를 보고 싶었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당시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회사 설립을 권유할 정도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는 현재 약 63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임상에 2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며 “전략적 투자자, 제약사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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