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설계·ERP 통합 플랫폼 내놔…中企도 대기업처럼 업무 효율화"
“중소기업용 3차원(3D) 설계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통합해 앞으로 20년 동안 회사가 나아갈 길을 열었습니다.”

버나드 샬레 다쏘시스템 회장(사진)이 12일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솔리드웍스월드 2019’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3D 설계 소프트웨어(SW) 분야의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다쏘시스템이 중소기업용 통합제조 플랫폼으로 사업 확장을 선언한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제품 설계부터 생산 및 재고 관리까지 모두 다쏘시스템의 SW로 관리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솔리드웍스는 다쏘시스템의 3D 캐드(CAD·컴퓨터지원설계) 부문 제품이다. 학생부터 전문가까지 폭넓은 사용자층을 보유해 이 회사의 간판제품으로 꼽힌다.

이번 행사엔 세계 솔리드웍스 사용자와 관계사 직원 등 6000여 명이 참석했다. 다쏘시스템은 중소기업용 제조 플랫폼 ‘3D 익스피리언스닷웍스’를 공개했다. 3D 설계 플랫폼이다. 제품 디자인과 기획, 시뮬레이션부터 제품 제조와 재고관리를 담당하는 ERP 기능까지 패키지로 제공한다. 핵심인 ERP는 지난해 말 인수한 미국 ERP 업체 IQMS 제품을 기반으로 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들은 3D 설계 SW와 ERP를 따로 운영한다. 설계와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쌓인 데이터를 ERP에서 활용하려면 기업별 맞춤형 ERP를 사용해야 해 비용이 증가한다. 비용 문제로 ERP를 아예 운영하지 않는 중소업체도 많다. ERP와 제품 설계를 통합 운영하면 운영비용은 저렴해지고 데이터 분석은 더욱 정교해진다는 게 다쏘시스템의 설명이다.

샬레 회장은 “새 서비스는 여러 기능을 연결해 업무의 일관성과 간편함을 제공한다”며 “중소 규모 업체들이 다쏘시스템의 플랫폼을 사용해 대기업과 같은 업무 효율성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은 3D 익스피리언스를 활용한 혁신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덴마크의 운동화 브랜드 ‘에코(ECCO)’는 최근 다쏘시스템의 SW로 맞춤형 신발 제작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매자의 발 모양과 움직임을 측정한 뒤 2시간 만에 딱 맞는 실리콘 신발 밑창을 만들어준다. 샬레 회장은 “설계와 ERP가 연결되면 소비재 제품도 맞춤화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쏘시스템은 또 이날 전기설비 설계업체인 트레이스소프트웨어의 설계 SW 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합병으로 SW의 기능 폭을 더욱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다쏘시스템 내부적으로 인수할 후보로 꼽은 기업이 100여 개에 이른다”며 “ERP처럼 기존에 지원하지 못한 기능을 계속해서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댈러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