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삼성전자, 한국서 '10%' 팔지만…법인세는 '70%' 낸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오는 4월께 12조원 규모의 국내 법인세를 납부한다. 삼성전자의 매출 국내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체 법인세의 70%를 한국에 내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5조원 안팎의 사상 최대 법인세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법인세는 국가 전체 법인세수의 20%를 훌쩍 넘는다. 기업 성장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58조8900억원를 거둔 삼성전자는 올해 12조원 가량을 국내 법인세로 낼 것으로 추산된다. 단일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에는 국가 전체 법인세수의 16%에 해당하는 7조7327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법인세는 9조8087억원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사업장 전체에 낸 법인세는 16조8000억원으로 국내 비중은 70%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매출 국내 비중은 2017년 기준 10.23%이다. 이마저도 반도체 호황으로 중국과 미국 등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0.04%로 줄었다. 이 때문에 업계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국내 비중이 처음으로 10%대 이하로 떨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삼성전자의 국내 법인세는 1년새 5조원 가량 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법정 법인세 최고세율(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이 기존 22%에서 25%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OECD 평균 법인세율은 21.5%로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20조84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하이닉스는 올해 5조원 안팎의 국내 법인세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SK하이닉스의 법인세는 1년새(2017년 2조9612억원) 2조원 가량 늘어났다.

2017년 처음으로 '억대' 법인세를 납부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법인세를 기록했다. 2014년 839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법인세 3위 기업으로 올라선 SK하이닉스는 2015년 9833억원, 2016년 3067억원으로 현대자동차와 2·3위 자리를 다퉜다. 하지만 2017년 3억원에 가까운 법인세를 납부하면서 법인세 2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은 오는 4월 확정된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국내 법인세 합계가 최소 17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10조원) 보다 70% 늘어난 금액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성장은 국가 세수 증대는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향상 등으로 이어진다"며 "법인세가 늘어나는 만큼 기업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