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SKT, 2013년 멜론 매각 이후도 협력…자체 음원서비스 출시 후 분위기 전환

SK텔레콤과 음원 서비스 '멜론'이 15년여 동안 이어온 협력 모드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무한 경쟁에 돌입한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멜론과 SK텔레콤은 음원 서비스 요금 할인 제휴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의 T멤버십 가입자는 멜론의 스트리밍 요금제를 30%, T플 가입자는 'MP3 다운로드+무제한 듣기' 요금제를 50% 각각 할인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이런 요금 할인 제휴가 완전히 사라진다.

멜론은 지난 2004년 출시된 이후 SK텔레콤의 통신 서비스와 긴밀한 제휴 마케팅을 펼쳐왔다.

멜론이 2013년 홍콩 사모펀드인 스타인베스트에 매각되고 이후 카카오에 인수되는 등 SK텔레콤의 품을 떠난 이후에도 요금제 할인 등 협력 관계는 유지돼왔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콘텐츠 강화를 내세우며 자체 음원 서비스 '플로'(FLO)를 지난해 출시하면서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번 제휴 할인 종료는 SK텔레콤의 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멜론-SKT '15년 밀월' 끝내고 무한경쟁 돌입…할인제휴 종료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에는 아직도 멜론이 연동되지만, 머잖아 종료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후발 주자인 플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멤버십 가입자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플로의 조기 시장 안착에 주력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플로의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사용자(MAU)는 138만명으로, 한 달 새 20만명가량 늘었다.

사용자 수 기준으로 멜론(420만명)과 지니뮤직(212만명)에 이어 3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멜론 가입자 중 SK텔레콤의 할인 혜택을 받는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SK텔레콤이 충성도 높은 장기 가입자를 많이 보유한 데다 멜론 초창기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비율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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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관계자는 SK텔레콤 할인 종료와 관련, "멜론은 항상 더 많은 고객분께 혜택을 드리기 위해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새로운 다른 혜택에 대해서는 차후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SK텔레콤은 여러 사업 분야에서 카카오와 맞부딪히고 있다.

택시 호출과 음원 서비스, 스마트폰 메시징 서비스 등 주로 카카오가 주도하는 시장에 SK텔레콤이 뛰어든 형국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멜론 할인 종료에 대해 "멤버십 혜택이 매년 수시로 바뀌는데 이번에 멜론이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