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불편' 제기되는 빅스비 버튼
"자신감 갖고 SW·앱으로 전환할 때"

문제의 ‘빅스비 버튼’이 곧 선보일 갤럭시S10에서도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올어바웃삼성이 공개한 갤럭시S10 실물 사진에서는 볼륨키 아래 빅스비 버튼이 적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50,000 +1.73%)는 갤럭시S8을 출시하며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선보였다. 빅스비를 호출하는 용도의 버튼을 볼륨키 아래 추가했다. 이후 갤럭시노트8,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등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모두 탑재됐다. 빅스비 버튼은 어느덧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사용자 커뮤니티에선 꾸준히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빅스비 버튼 좀 없애달라”는 것. 버튼 위치 탓이다.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무심결에 누르거나 볼륨키와 인접해 잘못 누르곤 한다.

예를 들어 주머니에 넣으면서 스마트폰을 움켜쥐면 빅스비 버튼이 ‘눌리는’ 경우가 많다. 빅스비 창이 활성화되지만 사용자는 알아채지 못한다. 스마트폰과 함께 손을 집어넣은 주머니 속에서 터치로 인식해 여러 기능이 작동한다. 결국 스마트폰을 꺼내면 여러 창이 뒤죽박죽 열린 모습을 보게 된다.

더구나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셀피(셀카)를 촬영할 때 볼륨키 하단 버튼이 셔터 역할을 한다. 볼륨키 하단 버튼을 누르려다 빅스비 버튼을 누르는 사례가 잦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사용자들에게는 자연히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올어바웃삼성에 공개된 갤럭시S10 유출 사진. 사진=올어바웃삼성

올어바웃삼성에 공개된 갤럭시S10 유출 사진. 사진=올어바웃삼성

삼성전자도 이같은 사용자들의 원성을 익히 알고 있다. 자체 업데이트를 통해 빅스비 버튼 비활성화 설정을 가능하게 했다. 단 빅스비 버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또 버튼 비활성화를 택한 경우에도 버튼을 길게 누르면 빅스비 보이스가 실행된다.

버튼을 눌러도 빅스비가 작동하지 않게 하려면 빅스비 음성과 홈 자체를 비활성화해야 해 과정이 상당히 번거롭다. 이 경우 빅스비 버튼은 아무 기능도 없는 거추장스런 장식물이 된다. 게다가 음성으로 빅스비를 호출할 수도 없다. 빅스비를 자주 사용한다면 비활성화는 추천하기 어렵다.

때문에 빅스비 버튼을 다른 기능으로 바꿔주는 어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도 대거 등장했다. 불편함을 참다 못한 개발자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인 셈.

구글스토어에서 ‘빅스비’를 입력하면 ‘빅스비 버튼 리맵퍼(bixby button remapper)’란 검색어가 자동완성돼 나올 정도다. 빅스비 버튼을 누르면 실행되는 기능으로의 경로를 재지정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들 앱을 사용하면 빅스비 버튼을 눌렀을 때 스크린샷이 촬영되거나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이렇게 버튼 기능을 바꾸는 것도 사실 궁여지책이다. 최근 업계는 버튼을 줄이거나 없애고 풀스크린 스마트폰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메이주는 하드웨어(HW) 버튼과 구멍을 모두 없앤 풀스크린 스마트폰 ‘메이주 제로’를 발표했다. 햅틱(촉각) 피드백 시스템을 적용하며 전원과 볼륨 버튼도 소프트웨어(SW) 버튼으로 바꿨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7에서 갤럭시S8으로 넘어가며 기존 홈버튼을 없애고 SW 형식 버튼으로 대체한 바 있다. 기술력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란 얘기다.

빅스비를 호출하는 HW 버튼은 없애고 음성이나 앱을 실행해 호출하는 건 어떨까?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준비하면서도 빅스비 버튼 제거를 검토한 적 있다. 결과적으로 구글 어시스턴트와의 경쟁, 사용자 확보 등 요소를 고려해 유지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빅스비를 선보인 지 2년 이상 지난 만큼 이젠 자신감을 갖고 디자인 변경도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다. 굳이 버튼이 없어도 “하이 빅스비”라고 말을 건넬 사용자층이 확보됐다.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한다면 ‘찾아서 쓰는’ 이들도 늘어날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 입장에선 아직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폰들에서도 빅스비 버튼을 유지할 수 있다. 그 경우에도 빅스비 보이스를 사용하면서 버튼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할 필요는 있다.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면서 사용자 선택권은 보장하는 게 글로벌 1위 제조사의 품격에도 걸맞은 행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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