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볼로콥터에서 개발 중인 플라잉카 '2X'.  볼로콥터 제공
독일 볼로콥터에서 개발 중인 플라잉카 '2X'. 볼로콥터 제공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flying car)’의 시동이 걸렸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회사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앞다퉈 플라잉카를 개발하면서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지난 22일 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의 한 공항에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자율비행 항공기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항공기는 자동제어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륙해 공중에서 정지한 뒤 1분 만에 착륙했다.

이 비행체는 길이 9m, 폭 8.5m 크기로 헬리콥터와 드론, 고정날개 비행체의 특징을 고루 갖췄다. 전기배터리로 구동되며 50마일(약 80㎞)까지 자율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잉은 지난해 매너서스에 본사를 둔 오로라플라이트사이언시스를 자회사로 인수해 자율비행체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보잉은 이 회사를 통해 우버테크놀로지스와 함께 자율비행 택시도 개발 중이다.
'플라잉카' 시동 걸렸다…獨 볼로콥터 날자 보잉·에어버스·우버까지 뛰어들어
플라잉카 개발은 지상 교통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자율비행 기술이 빠르게 진전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로이터는 보잉 외에도 에어버스, 볼로콥터 등 많은 기업이 플라잉카 개발에 나서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스타트업 볼로콥터는 2017년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2인용 자율주행 택시를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비행체는 40분 충전에 약 30분을 운행할 수 있으며 평균 속도는 시속 50㎞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인텔과 함께 자율주행 택시 ‘2X’를 시연하기도 했다. 최대 30분간 날 수 있고 최대 비행 거리는 27㎞다. 배터리로 구동된다.

볼로콥터는 올 하반기 싱가포르에서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다. 두바이에서의 시험비행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다. 드론 기술에 기반을 둔 비행체로 성인 2명을 태우고 최장 30㎞까지 비행할 수 있다. 조종사가 직접 조종할 수도 있고 조종사 없는 자동주행도 가능하다. 볼로콥터는 5년 내 상업 운행을 계획 중이다.

에어버스도 지난해 플라잉카를 띄웠다. 에어버스의 실리콘밸리 연구소인 A3는 지난해 2월 자율비행 항공기 ‘바하나’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1월 31일 오전 8시 미국 오레곤주 펜들턴 UAS 시험구역에서 53초 동안 수직 이륙해 지상으로부터 5m 위까지 비행했다. 이 비행체는 길이 5.7m에 폭 6.2m 크기로 50마일까지 비행할 수 있다. 에어버스 측은 바하나가 그 다음날에도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달 초 열린 ‘CES 2019’에서는 우버가 플라잉카를 공개했다. 우버는 헬리콥터 제조사인 벨과 함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플라잉 택시 ‘벨 넥서스’ 시제품을 선보였다. 벨 넥서스는 대형 프로펠러 여섯 개가 달린 헬리콥터 형태로 최대 네 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1시간 동안 240㎞를 이동하도록 개발 중이다. 내년 초 시험비행을 시작한 뒤 2023년께 상용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키티호크는 구글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이끌었던 ‘자율주행차의 아버지’ 서배스천 스런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투자했다. 1인용 플라잉카 ‘플라이어’ 등을 개발 중이다. 플라이어는 수면 3m 위에서 최대 20분간 32㎞ 이동한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