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서관' 나동현 인터뷰


[편집자주] 최근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직업에 유튜버가 5위를 차지했다. 장래희망 10권 안에 유튜버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NS에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경제적 가치 역시 인기 스타 못지않다.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팬덤은 아이돌에 버금간다. 이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입덕'을 부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대도서관/사진=CJ ENM

대도서관/사진=CJ ENM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은 몰라도 대도서관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온라인을 넘어 JTBC '랜선라이프', '썰전' 등 예능프로그램 뿐 아니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인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 카메오 출연까지 대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0만 명에 육박하는 구독자수 뿐 아니라 '1인 미디어 전도사'로 활약하면서 크리에이터로 받을 수 있는 상들을 휩쓸고 있다. 올해에도 CJ ENM 1인 창작자 지원 사업 다이아TV 주최 신년회에서 파트너 창작자들에게 가장 많은 투표를 받아 '인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대도서관의 활동이 높게 평가되는 건 욕설없이 유쾌한 방송 콘텐츠와 더불어 1인 미디어로 수익모델을 구축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BJ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몇몇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이 쏘는 별풍선으로 수익을 얻는 아프리카TV에서 기업들에게 광고비를 받고, 협업을 하면서 수익모델을 만들어갔다. 이후 유튜브로 건너갔고, 지난해 대도서관의 수익은 2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가 돈이 된다"는 인식과 함께 많은 1인 미디어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대도서관은 "더 판이 커져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변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대도서관/사진=CJ ENM

대도서관/사진=CJ ENM

▲ 1인 미디어의 선구자로 꼽힙니다.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저는 고졸 학력이에요. 그런데 운좋게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영상 강의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기획에도 참여하게 되고, 정직원까지 됐어요. 많은 기회를 주신 거죠. 그후 다른 동영상 강의 사이트를 거쳐 이직을 했던 회사가 SK커뮤니케이션즈라고 싸이월드를 운영하던 곳이었어요. 그땐 싸이월드가 트위터, 페이스북보다 잘나갔을 때였어요. 그곳에서 돈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잘 만들면 돈은 따라온다'는 마인드를 배운 것 같아요. 그때 해외에서 뜨던게 SNS와 퍼스널브랜딩이었어요. 회사에선 차별을 받지 않았지만, 제 사업을 하려고 하니 고졸에게 투자하려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필요성을 느끼게됐죠. 그때부터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 그러다가 1인 방송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동영상 사이트 아르바이트로 들어가게 된 계기도 세이클럽에서 라디오 방송을 한 경력 덕분이었어요. 그래서 1인 방송도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됐죠. 당시엔 아프리카TV에서 몇몇 BJ들이 센 발언, 욕설들을 하면서 B급보다 낮은 C급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난 저렇게 하지 말자. 다르게 대중적으로 접근해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래서 다음TV팟부터 시작해 아프리카TV, 그리고 유튜브와 트위치까지 가게 됐어요.

▲ 방송을 시작하고 단시간 내에 자리를 잡았어요. 대도서관만의 비결이 있었을까요?

그땐 게임방송을 했던 사람들 대부분이 공략법, 전략과 전술을 소개하는 방송을 했어요. 그런데 전 스토리텔링을 했죠. '문명'이라는 게임이었는데, 각 나라 군주가 된 것처럼 감정을 이입해서 연기했어요. 강국 왕을 만났을 땐 비굴하게 하고, 약소국 군주를 만났을 땐 거만하게 목소리를 내고요. 그러다보니 여성 분들도 많이 보시더라고요. 다음TV팟은 동시 접속이 1000명까지 가능한데, 몇 주 안되서 항상 1000명이 찼어요.

▲ 아프리카TV에서 방송했을 당시 수익과 직결되는 '별풍선'을 '쏘지 말라'는 발언을 했더라고요.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나요.

10년 정도 전이라서 그땐 1인 미디어에 대한 개념이 잘 잡혀있지 않았어요. 그래도 내가 잘 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산업 자체의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별풍선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시청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주는 구조가 아니에요. BJ가 얻는 90%의 수익이 돈을 많이 쓰는 5%에게서 나오고 있죠. 별풍선을 많이 쏘는 사람만 챙기면 제 개인의 수익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산업이 커지기엔 좋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난 광고주에게 돈을 받겠다'면서 '주시면 받겠지만, 굳이 별풍선을 쏘지 않아도 된다. 괜찮다'고 말하게 됐죠.
대도서관/사진=CJ ENM

대도서관/사진=CJ ENM

▲ 다양한 아이템 중에 '게임'으로 방송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뭘까요?

1인 미디어로 성공하기 위해선 일주일에 2회이상 꾸준하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잡아야 해요. 그럴려면 자신히 좋아하는 걸 해야하죠. 당시 인터넷 생방송의 70%를 차지하는 게 게임이었고, 제가 제일 잘 알고 좋아하는 것도 게임이었어요.무엇보다 얼굴 노출 부담이 없어서 게임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지금이야 얼굴을 다 드러내고 방송을 하지만, 그땐 좀 더 보수적인 분위기라 얼굴을 드러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 지난 12월 31일부터 생방송 플랫폼을 유튜브에서 트위치로 다시 한 번 옮겼어요.

1인 미디어의 콘텐츠 제작은 크게 생방송과 편집영상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편집영상을 공개하는 플랫폼으로 유튜브는 정말 훌륭해요. 제 채널에 영상을 올리면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생방송을 진행하는 것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큰 회사다보니 바뀌는 데 시간도 걸리고요. 그래서 게임 생방송이 많이 진행되는 글로벌 플랫폼 트위치로 옮기게 됐어요.

▲ 대도서관의 유튜브 채널은 2010년 5월 12일에 처음 개설됐더라고요. 그때랑 비교해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로서 언제 가장 크게 변화를 느끼나요?

연예인 뿐 아니라 공기업, 사기업에서도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다면서 상담 요청이 와요. 밖에 다닐 때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고. 이제 TV도 나오니까 중장년분들도 많이 알아봐 주세요. 언론 등 이전의 미디어에서도 1인 미디어를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해준다는 걸 느끼죠. 그동안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

▲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 거 같은데, 위협을 느낀다거나 그렇진 않나요?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게 좋아요. 많은 분들이 1인 미디어는 레드오션이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될 수 없는 구조에요. 생방송을 한다면 같은 시간대에 있으니 경쟁이 될텐데,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환경이니까요. 특히 유튜브는 테마를 검색해서 들어와요. 하나의 영상을 봤다고 그게 끝이 아니죠. 트렌드에 맞고, 각자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늘어나 판이 커지고, 볼거리가 풍부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거에요. 그 영상들 덕분에 제 영상이 더 많이 노출되고요. 그런 알고리즘이 잘 돼 있어요.

▲ 기획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대도서관은 어떤 기획과정을 거쳐 콘텐츠를 제작하나요?

채널을 만들 때부터 타깃 설정이 중요해요. 닭이라는 똑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10대에게 백숙을 내놓으면 어필하기 쉽지 않겠죠. 마찬가지로 타깃을 정확하게 설정하고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고,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결정해야 해다. 그게 기획이에요.

▲ 다른 유튜버와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시그니처 콘텐츠를 기획할 땐 틀과 콘셉트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아요. 미술을 소개하는 콘셉트라고 할 때 '3분 정도 분량으로 비트있는 음악을 틀고 명화, 명작을 소개해야겠다'라고 정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게 중구난방으로 하기 때문이에요. 뭐라도 하나 걸리겠지, 그런 생각으로 다 하는 분들이 많아요. 추천 영상을 타고 들어온 시청자들은 그렇게 중구난방으로 된 채널을 보면 나머지 영상을 보지 않고 이탈해 버려요.

▲ 대도서관만의 콘셉트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제 어느정도 저의 브랜드를 갖게 돼 뭐든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있어요. Z세대의 특징은 관심이 없으면 아예 무시하는 거에요. 이전 세대들은 관심이 없어도 알음알음 얕게라도 알았다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아예 찾아보지도 않죠. 그래서 그들이 관심이 갖는 사람이 되고, 그 후에 여러 도전을 해야 해요.

▲'대도서관TV' 외에 디저트 먹방을 콘셉트로 한 '달콤대도', 자체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는 '대도서관_예능채널' 등도 운영 중인데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까요?

미국의 토크쇼처럼 나만의 브랜드를 건 쇼를 만들고 싶어요. 미국 유명 토크쇼를 보면 1시간 편성이라도 5분 토크, 10분 인터뷰, 콩트, 영상 등으로 잘려있어요. 이게 유튜브로 넘어왔을 때 굉장히 좋은 콘텐츠가 되죠. 토막토막 원하는 부분만 볼 수 있고, 짧게 재밌는 장면만 확인할 수 있으니까. 다른 방식의 예능을 시도하고, 진행자가 되고, 그 쇼로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 현재의 제 목표입니다.
대도서관/사진=대도서관 공식 블로그

대도서관/사진=대도서관 공식 블로그

덧. '대도서관'은...

CJ ENM 다이아 티비 파트너 크리에이터. 화려한 입담으로 온라인 뿐 아니라 TV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는 대세 중의 대세로 꼽힌다. 게임 방송으로 시작해 아이돌 컴백 토크, 먹방, 반려동물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사랑받고 있다. 아내 역시 91만 구독자를 가진 스타 유튜버 윰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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