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 대로 두 대 효과"…'선 없는' 공기청정기가 뜬다
공기청정기와 무선(無線). 지난해 생활가전을 대표하는 키워드다. 최악의 미세 먼지와 무선 열풍이 겹치면서 올해 공기청정기는 무선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무선 공기청정기는 이동이 편리해 '1대로 2대 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코웨이·쿠쿠 등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20만대가 판매된 공기청정기는 올해 판매량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 구분 없는 미세 먼지에 3년 연속 40% 성장세가 유력한 상황이다.

공기청정기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과 달리 '1가구 1대'의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제품이다. 방마다 1대씩 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는 늘고 있다. 양태경 이마트 소형생활가전 팀장은 "공기청정기를 방마다 1대씩 두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청정기는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흡수해 배출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공기를 흡수하는 흡입력, 먼지를 거르는 청정 성능, 깨끗해진 공기를 내보내는 송풍력이 중요한데, 이 가운데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공기청정기 성능을 좌우한다. 얼마나 넓은 면적을 정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공기청정기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흡입력이 좋다는 건 '표준 사용 면적'이 넓다는 의미다. 넓은 공간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사용 면적이 넓은 제품을 사는게 유리하다. 사용 면적이 큰 제품의 가격이 비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한계는 있다. 거실에 있는 스탠드 에어컨으로 안방을 냉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이러한 이유로 공기청정기 사용자의 60% 이상이 제품을 일평균 1회 이상 이동시킨다. 먼지가 발생하는 장소로 제품을 이동해 사용하는 것이다. 환기를 시킬 땐 창가에, 요리를 할 때는 주방으로 옮기는 식이다.

이같은 사용자 패턴에 착안해 개발된 게 바로 무선 공기청정기다. 무선 공기청정기는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어 어디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무게와 성능도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어 활용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는 쿠쿠가 렌털 제품으로 제공하는 무선 공기청정기가 있다. 12평을 커버할 수 있는 청정 성능과 가벼운 무게, 정숙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단점이 분명하다. 배터리에 의존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용시간이 짧고 사용 면적이 좁다. 평상시보다 전기를 덜 소요하는 취침시에 활용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올해 출시될 무선 공기청정기들은 이같은 문제가 해결된 제품들이다. 업체들이 배터리 성능을 높인 제품 개발에 집중한 만큼 청정 면적이 넓은 대형 무선 공기청정기가 유력하다. 무게도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고 하단에 바퀴를 설치해 여성이 옮기기에도 무리가 없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성능이 개선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무선 위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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